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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즈’·‘인디아나존스’ 포스터 그린 美 삽화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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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5 09:46:17 수정 : 2025-10-15 09:46:17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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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 스트루전, 치매 앓다가 78세로 타계
‘백투더퓨처’, ‘해리포터’ 등 150여 편 작업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포스터 디자이너”

영화 역사상 포스터 디자이너로는 가장 유명한 인물이라고 할 미국 삽화가 드루 스트루전이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이 할리우드 제작진과 손잡고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둔 영화 포스터는 ‘스타워즈’, ‘인디아나존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 드루 스트루전의 대표작들. 왼쪽부터 ‘백투더퓨처’, ‘인디아나존스: 최후의 성전’, 그리고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SNS 캡처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트루전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스트루전이 13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무거운 마음으로 전한다”는 글이 게시돼 있다. 올해 3월 스트루전의 부인은 남편이 지난 몇 년간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아 온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며 “생명이 위태로울 만큼 병세가 위독해 더는 팬들을 위해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스트루전은 1947년 3월 미국 서부 오리건주(州) 오리건시티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관심과 소질이 많았던 그는 디자인 계열 대학에 입학한 뒤 일러스트레이션(삽화)을 전공으로 택했다. 대학 신입생 시절 결혼해 아이 아빠가 된 스트루전으로선 안정적 생계 유지가 무엇보다 우선이었다.

 

‘빨리 직장을 잡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스트루전은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과정까지 마쳤다. 이후 로스앤젤레스(LA)로 가서 처음에는 가수들의 음반 겉표지 디자인을 주로 했다. 스트루전이 앨범 재킷 제작에 관여한 가수 중에는 당대 최고 수준의 뮤지션도 여럿 있었으나, 음반이 거둔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떨어지는 수입은 디자인 1건당 150∼250달러 정도로 얼마 되지 않았다.

미국 삽화가 드루 스트루전(1947∼2025). 할리우드에서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스타워즈’, ‘인디아나존스’ 등 150편 넘는 영화 포스터를 제작했다. 게티이미지

스트루전은 영화 쪽으로 눈을 돌렸다. 1975년 그는 영화 산업에서 제법 경력을 쌓은 친구와 동업해 영화 포스터 디자인 회사를 차렸다. 처음에는 B급 영화 관련 작업 의뢰를 주로 받았으나 수입은 제법 괜찮았고 그의 이름도 할리우드에 차츰 알려졌다. 1978년 마침내 스트루전에게 큰 일감이 주어졌다. 3년 전인 1975년 개봉해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영화 ‘스타워즈’ 재개봉을 앞두고 20세기폭스 영화사 측이 그에게 새 포스터 제작을 주문한 것이다. 스트루전이 엄청난 공을 들인 디자인은 예상 밖의 큰 성공을 거뒀고, 그때부터 “우리와 함께 작업하자”는 메이저 영화사들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어느덧 스트루전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화 포스터 제작자로 입지를 굳혔다. 전성기인 1980년대에는 한 해 10편의 영화 포스터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그의 활약은 1990년대를 거쳐 은퇴를 선언한 2008년까지 이어졌다. ‘블레이드 러너’(1982), ‘E.T’(1982), ‘폴리스 아카데미’(1984), ‘인디아나존스’(1984), ‘백투더퓨처’(1985), ‘구니스’(1985), ‘쇼생크 탈출’(1994), ‘해리포터’(2001) 등이 대표적이다. 스트루전은 특히 ‘스타워즈’ 시리즈와 ‘인디아나존스’ 시리즈에 애착을 갖고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의 인연을 오래도록 이어갔다.

 

스트루전의 영화 포스터 작품과 관련 삽화들은 몇 권의 책으로 묶여 출간됐다. 2020년 그는 ‘삽화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오르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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