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주가 8만5000원 수준 전망
3년 뒤 2배 뛰면 최대 1억 받아
보상 부족 땐 자사주 추가 매입
삼성전자가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를 전격 도입한 배경엔 임직원의 업무 몰입도 제고와 사기 진작을 위한 이재용 회장의 ‘통 큰 결단’이 있었다.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PSU는 향후 3년간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제도다. 회사의 주가가 오를수록 보상 규모가 비례해서 커지므로 지난 1년간의 단기 성과를 보상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과 구별된다. 임직원 입장에선 회사 발전과 성과 창출에 매진해 회사와의 동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CL 1~2(기존 대리 이하급) 직원에게는 200주, CL 3~4(과장∼부장급) 직원에게는 300주씩을 지급하기로 약정할 예정이다. 이후 3년 뒤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지급주식 수량을 확정해 2028년부터 3년간 균등 분할 지급한다. 15일 기준주가와 2028년 10월13일 기준주가를 비교해 상승률이 △20% 미만 시 0배 △20~40% 미만 시 0.5배 △40~60% 미만 시 1배 △60~80% 미만 시 1.3배 △80~100% 미만 시 1.7배 △100% 이상 시 2배다. 기준주가는 기준일 전일로부터 1주일, 1개월, 2개월 거래량 가중평균 주가의 산술평균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9만1600원으로 마감되면서 PSU 기준주가는 약 8만5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기준으로 주가가 이미 10% 가까이 오른 셈이라서, 향후 3년간 10%만 추가로 오르면 주식 지급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3년 뒤인 2028년 10월13일 주가가 2배로 뛰면 CL 3~4급 직원이 받을 600주는 1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재원은 삼성전자가 최근 매입을 마무리 지은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중 임직원 보상용으로 책정한 1조6000억원어치다. 임직원 보상용을 제외한 나머지 8조4000억원의 자사주는 주주가치 제고용으로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보상용 주식이 부족해지면 자사주 추가 매입에 나설 예정으로, 이 또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OPI 제도도 손봤다.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했던 OPI 주식 보상제를 직원들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OPI 중 일부를 직원들이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선택해 받는 제도로, 향후 임직원들은 자율적으로 OPI 지급액의 0~50% 범위에서 10% 단위로 주식 보상률을 선택할 수 있다. OPI 중 일부를 주식 보상으로 선택한 직원은 1년간 보유하는 조건으로 주식 보상금액의 15%를 주식으로 추가 지급 받는다.
삼성 안팎에서는 PSU가 단순한 보상제도 개편을 넘어 이 회장의 ‘미래 동행’ 철학을 구체화한 조치로 본다. 이 회장은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수 인재 확보전이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삼성이 밀리지 않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시각도 있다. PSU가 도입되면 우수 인재를 최소 3년 이상 보호할 수 있어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