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31도까지 올라…내륙과 10도 이상 차
절기상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8일)도 지난 10월 중순인데도 제주도 남부 해안 지역에서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14일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 사이 서귀포(남부) 지역의 최저기온은 25.5도로 열대야가 발생했다. 내륙과 10도 이상 기온 차이를 보였다.

이 지점에서 1961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늦은 시기에 발생한 열대야다.
열대야가 잦은 제주도지만 ‘10월 열대야’는 흔히 나타나지는 않는다.
서귀포에서는 2013년 10월 6일 열대야가 나타난 기록이 있고, 올해 이달에만 지난 6일과 지난밤 등 두차례 나타났다.
제주(북부)에서도 지난 6일 열대야가 나타나 1923년 이 지점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로 기록되기도 했다.
성산(동부)에서는 2021년 10월 3일 밤 열대야가 나타난 기록이 있다.
주민 한모씨는 “너무 덥고 습해서 결국 에어컨을 켰다”며 “10월까지 에어컨을 켜고 지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서귀포는 간밤 열대야로 올해 열대야일수가 79일로 늘었다. 그 외 다른 지점은 제주 73일, 고산 53일, 성산 47일이다.
서귀포와 고산은 각각 해당 지점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래 총 열대야일수 최다 기록을 이미 경신했다. 제주와 성산은 지난해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한낮에는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한여름같은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지점별 일 최고기온은 제주(북부) 31도, 서귀포(남부) 29.8도, 성산(동부) 29.5도, 고산(서부) 27.5도, 구좌 31도, 외도 30.2도, 애월 30도 등을 기록했다.
이날 제주와 성산 지점의 일 최고기온은 관측 이래 10월 기록으로는 제주는 5위, 성산은 3위에 해당한다.
지난 12일은 서귀포 지점의 일 최고기온이 31.7도까지 올라 10월 기록으로는 역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밤사이 제주도 남부 해안지역에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못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하며 열대야가 나타났다”며 “낮에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르면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다만 “앞으로 비 날씨가 이어지고 17일 이후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하강해 열대야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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