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규제지역 추가 지정 불가피”
구윤철 “서울시와 정책 협력 엇박자
조만간 세제 관련 방향성 발표할 것”
시장선 투기과열지구 확대 전망도
野 “대통령실 비서관 평균 자산 증가”
與 “가격 띄우기 현상 급증 시장 교란”
이재명정부가 출범 4개월 만에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가운데, 정부 고위공직자들이 규제확대 및 공급책 마련이 3차 대책에 담기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집값 띄우기’나 담합 현상들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전망됐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 여야는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날인 13일부터 이견을 보였다.

◆‘규제’ ‘공급’ 확대 예고한 정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세 번째 부동산 대책과 관련, “주택 가격 안정 대책은 현재로선 불가피하다”며 “이번 주 대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재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만 적용받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의 확대 등 국토부 차원의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김 장관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과의 질의 과정에서 규제지역 추가 지정 여부와 관련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인 방도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3차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한강벨트’인 마포, 성동, 광진구 등을 비롯한 서울 지역 일부 자치구 및 경기 성남 분당, 과천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 장관은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에 대해서는 “일단 부분적인 성과는 있었으나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6·27 대책은 부동산으로 쏠리는 자금이 차단될 수 있도록 하는 수요 억제책이었다”며 “9·7 대책은 현재 공급 절벽 상태이기 때문에 공급을 좀 늘려서 시장에 영향 주고자 한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부동산 대책 발표 시점 질문과 관련해 “조만간”이라고 답하며 “공급은 공급대로 빨리 속도를 내면서 수요 부분에서 할 수 있는 정책을 발표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아울러 “(세제 관련) 방향성은 발표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윤철 “서울시와 부동산 정책 원활하지 않아”
구 부총리는 질의 답변 과정에서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 대응 과정에서 서울시와의 협력이 제대로 되지 않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엇박자 기조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오 시장과 협력은 잘돼 가는가’라고 묻자 “그렇게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서울시가 정부의 9·7 부동산 대책 이후인 지난달 29일 별도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이재명정부가 집값 상승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김은혜 의원은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 비서관 중 서울 등 수도권에 사는 재산신고 대상 공직자 20명을 조사한 결과 이 정권 출범 석 달 만에 평균 자산이 1억6000만원 늘어났다”며 “민정수석 5억원, 부동산 정책을 컨트롤하는 국토교통비서관 3억원, 민정비서관 3억원, 정책실장 2억5000만원의 자산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배준영 의원은 “정부 출범 4개월도 안 됐는데 세 번째 정책이 나온다고 한다”며 김 장관을 향해 “이번에 세 번째 정책을 발표하면 직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가격 띄우기 현상’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서초·강남·용산·송파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최고가로 신고한 뒤 계약을 해제하는 ‘가격 띄우기’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며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는 시장 교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세청·경찰과 공조 체계를 구축해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단순 실태조사가 아닌 합동조사·수사 체계로 전환하겠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또 이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한다”며 실거래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자 “전체적인 흐름으로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면서 “현재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정리하는 중이다. 하루빨리 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앞서 본회의장에서 ‘호남에서 불 안 나나’ 발언으로 여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그걸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께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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