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휘청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1분 기준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69.60포인트(1.93%) 급락한 3541.00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사상 처음 3600선을 밟은 지 1거래일만에 3500대로 되돌아갔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897억 원을 팔아치고 있다. 다만 코스닥에서는 346억 원을 사들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21.0원)보다 9.0원 오른 1430.0원에 출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 긴장감이 높아지며 위험 회피 성향이 짙어진 데다 한·미 협상 차질까지 우려되며 원화값이 하방 압력을 받은 영향이다. 1430원대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 4월 29일(1437.3원) 이후 6개월 만이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0일 환율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불확실성과 엔화 및 유로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전일 대비 21.0원 오른 1421.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우려에 따른 위험 자산 회피가 크게 작용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4월 서로 100%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전쟁’을 벌이다가 이후 고위급 협상을 이어오며 소강상태를 맞았는데, 또 다시 양국의 무역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움직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적대적 행위’로 규정하며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9%, S&P500지수는 2.7%, 나스닥종합지수는 3.6% 하락했다.
다만, 이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유화 발언은 환율 상방을 제약하는 요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SNS을 통해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며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우 존경받는 시(시진핑)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며 “그는 자기 나라가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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