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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환자였는데”…‘330일’ 더 산 이들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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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1 05:00:00 수정 : 2025-10-11 05:24:39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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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바꾸는 한 가지 공통적인 행동…“말기 암이라도 금연하면 평균 330일 더 산다”

진단명이 ‘3기’ 또는 ‘4기’일지라도, 담배를 끊으면 생존 기간이 평균 330일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미 늦었다’는 인식이 사실상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경고다.

 

◆“금연, 말기 암 환자에게도 1년 가까운 생명 연장 효과”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리슈윈 천 교수팀은 10일(현지시간) 학술지 전미종합암네트워크 저널(JNCCN)에 발표한 논문에서 “암 진단 후 금연은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높인다”고 밝혔다.

 

말기 암이라도 금연하면 생존 기간 +330일. 연합뉴스

연구팀은 워싱턴대 의대와 반즈-유대인병원 사이트먼 암센터 외래 진료 환자 1만3282명을 대상으로, 진단 6개월 내 금연 여부와 그 후 2년간의 사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흡연자(1725명) 중 6개월 내 금연에 성공한 환자는 381명(22.1%)이었다.

 

2년 내 사망률은 금연 그룹 19.7%, 흡연 지속 그룹 25.8%로 나타났다.

 

모든 암 유형과 병기를 통합했을 때 첫 진료 후 2년 시점의 생존율은 금연 환자 85.1%, 흡연 환자 74.7%였다.

 

10.4%포인트 차이가 났다.

 

◆“3·4기 환자에서 금연 효과 두드러져”…잘못된 인식, 되레 생명 ‘단축’

 

연구진이 특히 주목한 점은 진행된 암일수록 금연 효과가 더 컸다는 것이다.

 

3기·4기 환자의 경우 생존율 85%에 도달하는 시점이 흡연 그룹은 첫 진료 후 210일째, 반면 금연 그룹은 540일째로, 평균 330일(약 11개월)의 생존 기간 차이가 났다.

 

논문 제1저자 스티븐 토마시 박사는 “말기 암 환자에게 1년은 매우 긴 시간”이라며 “이 연구가 환자들에게 ‘금연을 시도할 이유’를 분명히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암 환자의 약 25%는 암 진단 당시에도 흡연자이며, 그중 상당수는 치료 중에도 계속 담배를 피운다.

 

연구팀은 “이는 ‘이미 암에 걸렸으니 금연해도 소용없다’는 오해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그 인식이 오히려 생존 가능성을 낮춘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전문가들 “금연은 치료의 일부…선택 아닌 ‘필수’”

 

국내 전문가들도 이번 연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연구는 금연이 생존 기간을 실질적으로 연장한다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3기, 4기 환자에게서도 금연 효과가 더 뚜렷하다는 점은 환자 교육과 치료 전략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말기 암 환자들이 흔히 ‘이제 와서 금연해도 무슨 소용이냐’고 생각하지만, 담배를 끊기만 해도 거의 1년을 더 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금연은 언제 시작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의료 현장에서도 ‘금연 프로그램’ 확대 필요…“희망은 행동에서 시작”

 

전문가들은 암 환자의 금연을 돕는 전문 금연 개입 프로그램이 치료 과정에 정식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흡연은 암 치료의 최대 방해요인 중 하나다. 금연을 통해 항암제 효과를 높이고,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금연을 시작하면 치료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희망은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지금, 금연하세요. 게티이미지

또한 “이제는 말기 암 환자에 대한 금연 교육도 국가 금연 정책의 주요 축으로 포함되어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단순한 ‘생존 연장’이 아닌 치료 성과 개선을 위한 핵심 보건 개입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말기 암이라고 해서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라며 “단 한 가지 행동의 변화, 담배를 끊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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