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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수출 뒷면에 드리운 그림자 …韓 ‘트럼프 관세’에 美서 경쟁력 잃었다 [뉴스투데이]

입력 : 2025-10-09 17:55:00 수정 : 2025-10-09 23:06:46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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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시장 다변화로 관세 악영향 상쇄
정작 美선 수입국 순위 7→10위로 후퇴
후속협의 장기화 땐 입지 더 축소 우려

최근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발 ‘관세 폭탄’ 파고를 비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상은 한국의 미국 수입 시장 내 입지가 경쟁국보다 눈에 띄게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말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음에도 구체적인 대미 투자 방식을 놓고 후속 협의가 두 달 넘게 진행되면서 한국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197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늘었다.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관세에 시달렸지만 전체 수출은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수출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10%, 미국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4월 이후인 5월에 1%가 줄어든 것을 제외하곤 올 한해 플러스 행진을 지속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65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7% 증가하며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인공지능(AI)발 훈풍으로 역대 최대 수출고를 올렸고, 미국의 25% 품목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이 감소한 자동차가 유럽연합(EU)에서 선전하는 등 수출시장 다변화에 성공하며 미국발 관세 악영향을 상쇄시킨 덕이다.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만 따로 떼어내면 관세의 그림자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1988년 미국 수입 시장 자료 분석 이후 한국이 미국 수입국 목록에서 역대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해서다.

 

이날 한국무역협회와 미국 상무부 통계 등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의 10대 수입국 중 한국은 지난해보다 3계단 급락한 10위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미국은 한국에서 총수입액(1조3785억달러)의 3.7%를 수입했는데, 이는 지난해 한국보다 뒷순위였던 △대만(4.9%) △아일랜드(4.6%) △스위스(4.2%)보다 낮은 수치다.

 

무협은 한국의 급격한 순위 하락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면적인 관세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한국의 대미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철강, 기계 등이 직간접적으로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이 되면서 받은 영향이 대만 등 경쟁국들보다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대미 철강, 자동차,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수출은 각각 32.1%, 3.5%, 14.4%, 12.7% 감소했다. 자동차 등 대미 주력 수출품이 겹치는 일본이 지난해 5위에서 올해 1∼7월 8위로 순위가 밀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결국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현재 반도체·자동차의 ‘수출 효자’ 노릇도 점점 기대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아직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에 부과되는 25% 관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도 않았고, 앞으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품목관세 등에서 최혜국대우를 받을지 또한 정확하지 않아 험난한 변화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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