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라이벌 관계를 꼽으라면 단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다. 두 구단의 라이벌 역사는 10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MLB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베이브 루스의 이적이 발단이었다. 루스는 1914년에 레드삭스에 투수로 입단한 뒤 타격에도 재능을 보였다. 투타겸업까지 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루스를 앞세워 보스턴은 1916년, 1918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1920년, 당시 레드삭스의 구단주였던 해리 프레이지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봤고, 이를 갚기 위해 루스를 12만5000만달러에 양키스로 현금 트레이드를 했다. 루스 이적 전만해도 약팀에 불과했던 양키스는 루스의 초인적인 홈런포 행진을 통해 단숨에 MLB 최고 명문팀으로 거듭났다. 반면 루스를 넘긴 보스턴은 지독한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리며 2004년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무려 86년이나 걸렸다.
그렇게 오랜 기간 라이벌 관계를 끌어왔던 두 팀은 2000년대 초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연이어 만나면서 대폭발했다. 2003년엔 양키스가 접전 끝에 4승3패로 이겼지만, 2004년에는 양키스가 3차전까지 3승을 거뒀으나 이후 각성한 보스턴이 4~7차전을 내리 잡아내면서 4승3패로 이겼다. MLB 역사상 7전4승제 시리즈에서 ‘리버스 스윕’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최대 숙적을 꺾고 월드시리즈에 오른 보스턴은 월드시리즈까지 제패하며 길고 길었던 밤비노의 저주를 끊어냈다. 저주의 사슬에서 풀려난 보스턴은 2007년, 2013년, 2018년까지 21세기에만 월드시리즈 4회 우승을 차지하며 2009년 1회에 그치고 있는 양키스를 압도하고 있다.
게다가 2004년 챔피언십 시리즈 이후 오랜만에 만난 2018년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보스턴의 3승1패 승리, 2021년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에서도 보스턴이 승리하면서 가을에만 만나면 보스턴의 승리가 계속 됐다.
이처럼 길었던 라이벌 관계가 올 가을에는 다시 뒤집히게 됐다. 양키스가 보스턴과의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승제)에서 2승1패로 꺾고 디비전 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아메리칸리그 4번시드 양키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B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승제) 5번시드 보스턴과 원정 경기에서 4-0 영봉승을 거뒀다. 1차전을 내줬으나 2,3차전을 내리 따낸 양키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에 오른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한다.
올해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9승4패로 양키스를 압도했던 보스턴은 2,3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가을 초입에 올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0의 균형이 이어지던 이날 경기는 4회에 결정이 났다. 4회 1사 1, 2루에서 아메드 로사리오의 적시타와 앤서니 볼피의 우전 안타가 연달아 나와 2-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는 오스틴 웰스의 내야 땅볼 때 상대 야수 선택과 실책이 겹치면서 4-0으로 달아났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양키스 선발로 등판한 우완 캠 슐리틀러였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220번으로 양키스의 지명을 받은 슐리틀러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루키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3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했다. 73이닝을 던져 탈삼진을 84개나 솎아낼 정도로 탈삼진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시리즈 운명을 가를 3차전에 등판한 슐리틀러는 8이닝을 소화하며 피안타 5개만 허용하며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볼넷은 단 1개도 없었고 삼진은 무려 12개나 솎아냈다. 7회에 이미 100구를 채웠으나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8회에도 슐리틀러를 마운드에 올렸고, 슐리틀러는 8회에도 98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며 보스턴 타자들을 철저히 봉쇄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中 관광객 운전 허용’ 우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3/128/20251023519878.jpg
)
![[기자가만난세상] 대사관 역할 아직 끝나지 않았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3/128/20251023519838.jpg
)
![[세계와우리] 한·미 산업 재균형도 중요하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3/128/20251023519869.jpg
)
![[기후의 미래] 진화하는 전쟁의 기록](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3/128/2025102351980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