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환 계양구청장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할 과제”

국내 치매환자 100만명 시대. 2026년 우리나라의 예견된 현주소다. 이제 더 이상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에서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의미다. 당사자만의 질병을 넘어서 가족 전체의 위기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보호자와 가족 상당수는 장기적인 간병 및 정신적·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천에서 선도적인 치매 친화 정책을 추진 중인 기초자치단체가 있다. ‘나눔과 배려의 복지’를 목표로 내건 계양구에 주목하자.
3일 계양구에 따르면 민선8기 공약 이행의 일환으로 ‘치매치료 관리비 지원’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돌봄 강화와 환자 가족의 경제적 지출을 줄이고자 보험급여분 중 약제비와 진료비 본인부담금(비급여항목 제외)을 월 3만원(연 36만원) 한도 내 실비 지원한다.
구는 2023년 2월 지원 대상을 기존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에서 140% 이하로 확대했다. 인천 자치단체 중 최초,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시행된 선제적 조치라고 평가된다. 문턱을 한껏 낮추면서 더 많은 이들이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구의 긍정적인 시도는 곳곳 변화의 마중물로 작용했다. 이후 다른 지자체들도 동일한 기준을 도입하면서 인천 전체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 9월 현재까지 총 1191명의 구민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구는 앞으로도 안정적 제도 정착에 힘쓴다.
구는 치매환자가 살던 곳에서 이웃들과 어울려 생활할 수 있는 지역 공동체 조성에도 앞장선다. 효성2동 ‘기억활짝마을’과 계양2동 ‘기억반짝마을’은 2년 연속 ‘우수 치매안심마을’ 자격을 유지하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 주민 운영위원회가 직접 사업을 기획·운영하며 촘촘한 안전망으로 역할한다.
구는 치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허무는 노력도 다각도로 펼친다. 매년 5월 열리는 ‘한마음 치매극복 걷기 행사’를 비롯해 ‘치매 인식개선 어린이 그림 포스터 공모전’은 미래세대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치매를 이해하고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까지 갖는다.
올해 상반기 시작된 ‘여성 치매환자 돌봄지원 프로그램’은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계양의 세심한 정책이다. 주 1회 이상 방문, 말벗, 생활환경 점검 등을 제공하며 정서적 고립을 막는다. 별도 예산 없이 지역의 인적 자원을 활용한 효율성을 높인 점도 돋보인다.
윤환 계양구청장은 “환자뿐만 아니라 돌봄 가족에게도 큰 짐을 지우는 게 바로 치매”라며 “치매환자와 그 가족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친화도시의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