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이주·교통문제 논란 딛고
자연살려 동·식물 660종 서식
지속가능 개발 패러다임 ‘호평’
2005년 첫 선… 3.3억명 방문
연평균 1600만명 찾는 명소로
10월까지 시민 프로그램 운영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계천 복원 20주년 행사’에서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고가도로를 없애고 그 자리에 원래 흐르던 물길을 돌려놓은 청계천은 누적 방문객 3억3000만명, 동식물 660여종이 서식하는 휴식과 생태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시는 시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문화공간으로 청계천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날 청계광장에서 ‘청계천 복원 2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20년간 청계천이 가져온 도시 변화와 생태 회복 성과를 기념하고 청계천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념식에는 오 시장과 청계천 복원을 이끌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청계천(복원 사업)을 통해 많은 도시의 개천이 환경을 보존하기 시작하고, 세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공사 중 불편할 때도 민간인의 협조와 공직자들이 열심히 해 단기간에 공사를 끝낼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청계천 복원은 2003년부터 계획됐다.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전 대통령의 핵심 공약으로 꼽힌다. 1960년대 설치된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복개된 하천을 복원해 도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기능과 효율만을 중시하던 기존의 개발에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로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한 시대정신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사업이라는 평가다.

사업구간은 5.94㎞로 사업비 3867억원을 투입해 2005년 10월1일 일반에 첫선을 보였다.
청계천은 복원 과정에서 여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당시 청계천 인근에서 영업하던 상인의 이주 문제였다.
시는 복원을 추진하면서 상인들을 송파구 쇼핑센터 ‘가든파이브’에 입주시키기로 했으나, 비싼 임대료와 상권 활성화 문제로 진통을 겪었다. 하루 12만대가 넘는 차량이 오가던 청계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빚어질 교통 혼잡 우려도 제기됐다.
여러 논란을 딛고 물길을 되살린 지 20년, 청계천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 생태 및 문화·휴식 공간이 됐다는 평가다.
20년간 청계천은 누적 방문객 3억3000만명, 연평균 1600만명이 찾는 휴식 명소가 됐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도 늘고 있다.
도심 속 자연환경의 역할도 수행 중이다. 생물이 거의 살 수 없었던 복원 초기와 비교해 현재는 생물 666종이 서식하고 있다. 어류는 복원 전 4종에서 21종으로 늘었고, 160종이 살던 식물은 492종까지 늘어나며 다양성이 확대됐다. 올해는 2급수 이상에서만 서식하는 ‘쉬리’가 발견되는 등, 환경 회복은 이어지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 바람길이 조성되며 서울의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청계천을 문화와 예술, 기술이 결합된 세계적인 수변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날부터 ‘청계공존’이라는 주제로 회복된 청계천의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담은 현대적 감각의 공공미술품을 전시한다. 다음 달 말까지는 청계천 조류 관찰, 영상 공모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이와 함께 청계천 복원을 ‘수변감성도시’ 정책으로 확장해, 시내 334㎞ 구간에 흐르는 78개 소하천·실개천 수변공간도 시민의 여가·문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기념식에서 “아이들이 물가에서 뛰놀고 어르신들이 바람길을 따라 쉬며, 역사와 문화가 자연과 함께 흐르는 도시가 서울의 미래”라며 “청계천의 정신을 이어 지천 곳곳에서 더 크고 풍요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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