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앞두고 성묘와 벌초를 위해 산소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마다 되풀이되는 것이 바로 벌 쏘임 사고다.
7일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추석 전후 10월에만 벌 쏘임 사고로 1만 건 이상이 발생했다. 해마다 수백 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사망자도 꾸준히 발생한다.
10월은 말벌과 장수말벌 등 사회성 곤충들이 여왕벌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공격적인 시기다. 벌초를 위해 풀을 베거나 묘소 주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벌집을 건드리면 대규모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벌독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은 한 번의 쏘임에도 아나필락시스(전신 과민반응) 쇼크로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벌초·성묘 시 반드시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밝은 색 옷을 입고 향수·스프레이 등 자극적인 향은 피한다. 풀베기 전 주변에 벌집이 있는지 확인하고 벌을 자극하지 않도록 손을 휘두르거나 급하게 도망가지 않는다.
혹시 쏘였다면 벌침을 신속히 제거하고, 호흡 곤란·어지럼증이 있으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는 카드나 둥근 물체로 피부에 붙은 벌침을 긁어내듯 제거하고, 얼음찜질로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병력이 있거나 호흡곤란·의식 저하 증상이 동반되면 지체 없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벌 쏘임 사고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지만, 안전수칙을 지키면 예방할 수 있다”며 “추석 명절이 슬픔으로 바뀌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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