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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첩첩산중 한·미 관세협상… 어떻게든 돌파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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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8 22:55:15 수정 : 2025-09-28 22: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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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 관세 후속 협의가 첩첩산중이다. 미국은 앞서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약 49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대출·보증 위주가 아닌 직접투자를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는 데 반해 우리 정부는 마땅한 대응카드가 없어 전전긍긍한다. 고관세를 앞세운 미국의 압력이 우리 외환·주식시장에 불안을 키우고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의 요구가 지나쳐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상호관세를 15%로 내리기 위한 “선불(up front)”이라고 강조했다.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말 기준 4162억9000만달러인 우리가 이런 거액을 현찰로 조달할 방법은 없다. 우리가 반대급부로 요구한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를 맺는다 하더라도 3500억달러 유출은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를 급격히 끌어내려 상상 불가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다.

트럼프의 ‘선불’ 언급이 알려진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1412.4원으로 약 넉 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코스피도 2.45% 내려 10거래일 만에 3400선을 밑돌았는데, 특히 외국인이 6608억원어치 순매도로 주가와 더불어 원화 가치까지 대폭 떨어뜨렸다. 대미 투자를 접고 현재 25% 수준인 관세를 감내하는 것도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체 2275곳을 대상으로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관세 영향에 모든 업종의 전망치가 기준치인 100에 못 미쳤다. BSI는 지수가 100 이하이면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적다는 뜻이다. 이달부터 미국 시장에서 일본, 유럽연합(EU)보다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자동차의 BSI는 전 분기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60이었다. 지난 2월부터 미 시장에서 관세 25%가 부과된 철강은 63에 그쳤다.

그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의 선불 발언과 관련해 곤혹스러워하며 “대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3500억달러 직접투자와 25% 관세를 피해 트럼프를 설득할 대안을 내놔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던 쌀과 소고기 등의 추가 시장 개방까지 각오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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