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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軍, 가자 지구에 확성기 설치… 네타냐후 유엔 연설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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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7 06:02:16 수정 : 2025-09-27 06:15:34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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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모두 돌아올 때까지 쉬지 않을 것” 다짐
상당수 서방 국가 대표단은 항의 표시로 퇴장
유엔 본부 근처에선 “네타냐후 체포하라” 시위

“우리는 여러분 모두를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결코 쉬지 않을 것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해 연설한 뒤 청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 총회 연설자로 나선 기회를 활용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자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경계선 부근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한 뒤 연설을 생중계하도록 한 것인데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는지는 미지수다.

 

26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진행 중인 유엔 총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연설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연설 시작에 앞서 이스라엘군에 “총리의 발언 내용이 가자 지구 전역에 실시간 전달되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와의 접경 지역에 대형 스피커가 실린 군용 트럭을 대거 배치한 뒤 네타냐후의 연설을 생중계했다고 BBC는 소개했다.

 

26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유엔 총회 연설 도중 여러 국가 대표단이 항의 표시로 총회장을 떠난 가운데 미국 대표단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네타냐후는 이 같은 조치의 목표가 “가자 지구에 붙잡혀 있는 인질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인질들을 “우리의 용맹한 영웅들”(Our brave heroes)이라고 부른 네타냐후는 “지금 저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에서 생방송으로 여러분께 얘기하고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여러분을 잊지 않았다”며 “이스라엘 국민은 여러분과 함께 있다. 우리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재 가자 지구에는 48명의 인질이 남아 있으며 그중 생존자는 20명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약 2년 전인 2023년 10월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 이상을 인질로 붙잡아 가자 지구로 끌고 가는 테러를 저지른 바 있다. 그 직후 이스라엘이 무력으로 하마스를 공격함에 따라 가자 지구에선 아직도 전쟁이 진행 중이며,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주민 6만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연설에서 네타냐후는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스라엘과 대등한 독립 주권 국가로 승인한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서방 국가들의 조치를 맹비난했다. 그는 이 같은 정책이 “국제사회에 ‘유대인을 살해하면 보상이 뒤따른다’는 그릇된 신호를 보낸 수치스러운 조치”라고 폄훼했다. 유엔 총회장에 있던 각국 대표와 외교관 수십명은 네타냐후의 연설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는 것으로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26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유엔 총회 연설 도중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네타냐후를 체포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 등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제 이스라엘이 기댈 언덕은 미국밖에 없다는 듯 네타냐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극구 칭찬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이 B-2 스텔스 폭격기 등 공군의 최첨단 전략 자산을 동원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테러를 2001년 알카에다에 의한 뉴욕 9·11 참사와 비교하며 “우리 두 나라는 ‘미국에 죽음을’(death to America)이라고 외치는 공동의 적에 맞서 싸우고 있다 ”고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오는 29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스라엘을 확고히 지지하지만 중동 우방국들의 반(反)이스라엘 정서도 고려해야 하는 트럼프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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