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보석 심문서 尹 “구속 후 생존 자체가 힘들어… 재판 못 가”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5-09-27 08:11:12 수정 : 2025-09-27 08:11:11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18분간 직접 발언… 특검은 “재판에 영향” 반박

구속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열린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붙인 석방) 심문에서 “주 4∼5회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특별검사팀에서 부르면 가야 하는데, 구속 상태에서는 못 한다”며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내란 특검팀(특검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 범행의 중대성을 강조하는 한편, 해당 주장은 보석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에서 18분가량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이 같이 주장했다. 보석 심문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부터 시작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 사건 1차 공판기일이 끝난 직후인 12시25분쯤부터 약 1시간30분가량 열렸다. 내란 특검이 추가 기소한 사건 첫 공판은 중계가 허용됐으나, 보석 심문 중계는 허용되지 않아 재판이 끝난 뒤 카메라가 모두 퇴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재판부는 보석 심문 중계를 불허한 이유를 “공익적 영역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도 보호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명예라는 법익도 보호돼야 한다”며 보석 심문이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성이 없는 건강 상태와 질병, 내밀한 신상정보, 사생활이 포함될 수 있어 중계를 허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에 왜 출석하지 않고 있는지 묻자 “구속이 되고 나서 1.8평짜리 방 안에서 서바이브(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며 “방 밖으로 못 나가게 하는데, 강력범 이런 게 아니면 약간의 위헌성이 있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이 계속 재판을 끌어왔다면서 “불구속 상태에서는 재판이나 특검 소환에 모두 성실하게 임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건강 문제와 관련해 “숨 못 쉴 정도의 위급한 상태는 아니다”라면서도 “여기 나오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보석을 인용해주시면 아침과 밤에 운동도 조금씩 하고, 당뇨식도 하면서 사법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뜻으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은 많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데, (특검에) 기소된 사건을 보면 전직 대통령에 대해 기소할 만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 역시 방어권 보장과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특검 측은 “(12·3) 비상계엄 관련 사후 문건 폐기 등은 그 자체로 수사와 재판 방해 목적의 증거인멸”이라며 윤 전 대통령 범행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특검은 “이 사건은 대통령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대통령의 영향력으로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을 무력화한 사안”이라며 “국민에게 받은 신임을 배반한 동시에 법치 질서와 사법 질서를 파괴한 것으로, 중대한 위헌·위법에 해당한다”고 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 심리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울러 특검은 “피고인은 실질적 방어권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수사기관의 조사나 법정 출석에 불응하며 실질적 방어권을 포기하고 있다”며 “구속 재판은 법정 출석 여부가 불분명한 피고인의 출석을 담보하려는 목적도 있는데, 석방하면 신속 재판이 불가한 염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또 “여전히 피고인의 지지 세력이 있는 게 사실이고, 피고인을 석방할 경우 그 정치적 영향력이 수사·재판에까지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이 건강상 이유를 든 데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내·외부에 의료적 가료 절차가 충분히 있다”며 “정기적인 혈당 치료는 교정당국 내부의 의료시설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올해 1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다가 3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풀려났다. 이후 약 넉 달 만인 7월10일 내란 특검에 의해 재구속됐다. 특검은 같은 달 19일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의결권을 침해한 혐의, 계엄선포문을 사후 작성·폐기한 혐의 등을 적용해 윤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달 19일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오피니언

포토

수지 '매력적인 눈빛'
  • 수지 '매력적인 눈빛'
  • 아일릿 원희 '반가운 손인사'
  • 미야오 엘라 '시크한 손하트'
  • 박규영 '사랑스러운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