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실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허위로 매매계약을 맺었다가 취소하는 이른바 ‘신고가 띄우기’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기획조사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3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서울 아파트를 계약한 후 해제 신고한 사례 가운데 허위 의심 정황이 있는 425건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국토부는 계약금 지급·반환 여부와 해제 사유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으며 이달부터 12월까지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조사대상을 확대하고 기간을 연장해 추진할 계획이다. 위법 의심사례가 포착되는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가격 띄우기’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 8월까지 아파트 매매계약 후 해제된 건수는 총 11만882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2만8432건에서 2022년 1만4277건으로 크게 줄었으나 2023년 1만8283건→2024년 2만6438건→2025년 8월 2만3452건 등 최근 4년 새 증가하는 양상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계약 해제 건수는 4240건으로 전년 동기(1155건)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고 전자계약이 활성화되면서 계약 해제 후 재계약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4240건 중 3902건(92%)은 동일한 거래인이 같은 매물에 대해 동일한 가격으로 재신고했기 때문이다.
다만 나머지 338건(8%)은 해제 후 다시 신고를 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 중 허위 신고를 통해 특정 동네 및 단지의 신고가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시세 상승’ 착시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목적이 있다고 보고 기획조사에 착수했다.
현행법상 재산상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허위 신고하는 ‘집값 띄우기’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박준형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허위 거래를 통한 집값 왜곡을 차단해 실수요자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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