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유럽 車도 관세 15%… 한·미 협상 에이펙 전 마무리해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5-09-25 23:00:47 수정 : 2025-09-25 23:00:46

인쇄 메일 url 공유 - +

韓만 25%, 가격 경쟁력 악화일로
李 “상업적 합리성 바탕 논의 기대”
美 양보 유도하는 카드 찾아내길

미국 정부가 유럽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27.5%에서 15%로 낮췄다. 이 관세율은 8월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일본산 자동차는 지난 16일부터 15% 관세율이 발효됐다. 아직 25% 관세가 적용되는 한국차 업계는 경쟁국보다 더 불리한 처지로 몰릴 수밖에 없다. 한국도 미국과 15% 관세에 합의했지만, 후속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아무 기약이 없다. 갈수록 가격경쟁력 저하와 수익 악화 등 피해가 커질 텐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차 시장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일본과 유럽이 각각 41%, 18%이고 한국은 10%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발 관세충격 탓에 한국차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1년 전보다 15% 이상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조6000억원 줄었다. 현행 관세가 유지될 경우 현대·기아차는 월 7000억원가량의 비용을 떠안게 된다. 현대차는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겠다고 하지만 수익 악화를 피할 길이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미 후속 협의는 겉돌고 있으니 안타깝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3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경제규모나 외환시장 인프라 등에서 일본과 다르다”며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의 반응은 싸늘하다. 미국은 한국이 자동차 관세를 낮추고 싶다면 5500억달러 투자를 자국에 전적으로 맡기는 일본 모델을 따르라고 겁박한다. 미국이 바라는 대로 외환보유액의 80%가 넘은 투자액이나 위험을 우리가 다 떠안는 펀드 구성·운용방식은 수용하기 어렵다. 우선 최대한 버티며 미국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상업적 합리성에 맞고 우리가 감내할 수 있고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는 원칙으로 협상하고 있다”며 “시한 때문에 원칙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지만 마냥 시간을 끄는 건 곤란하다.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국익을 방어하는 전략적 지혜가 필요하다. 미국의 양보를 유도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원점에서 검토해야 할 때다. 정부는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이펙) 정상회의 전까지는 합리적인 접점을 찾기 바란다.


오피니언

포토

박규영 '사랑스러운 볼하트'
  • 박규영 '사랑스러운 볼하트'
  • 유진 '강렬한 눈빛'
  • 박보영 '뽀블리의 미소'
  • [포토] 고윤정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