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4개 법안부터 우선 처리 방침
30일 국무회의 의결용 살라미 전략
69개 비쟁점 민생 법안 처리 연기
윤호중 “국수위 신설 않기로 결정”
25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가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조직법을 포함한 4개 법안부터 우선 처리하겠다며 맞섰다. 여야가 또다시 강대강 대치를 펼치며 민생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4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여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더 이상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에 끌려다닐 수는 없다”며 “우리는 소수 야당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25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해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향후 본회의에 올라올 비쟁점 법안들의 필리버스터 여부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송 원내대표에게 결정을 위임하기로 했다.
당내에선 원내 투쟁 수단으로 필리버스터 활용의 불가피성은 인정하지만, 전세를 뒤집긴 어렵다는 무력감도 묻어난다. 강명구 조직부총장은 YTN라디오에서 “필리버스터로 국민에게 법안의 문제점을 알리고 지연시키는 것 말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다수당의 횡포로 방망이 두드리면 다 통과되는데, 장외 집회든 필리버스터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에 대비해 4개 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본회의 첫 번째 안건으로는 검찰청 폐지와 기획재정부 분리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이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국회법 개정안, 국회상임위원회 위원 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안 순이 유력하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면 30일 열리는 국무회의 전까지 하루 1개씩, 총 4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총 69개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비쟁점 민생법안의 통과가 지연됐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69개 민생법안을 처리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본인들 정치적 주장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회로 돌아와서 제1야당의 시간을 맘껏 활용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이 개정안 처리에 반발했지만, 의석수에서 앞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가수사위원회는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중대범죄수사청만 만드느냐”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질의에 “예”라고 확인했다.
여야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는 것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운영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14대 국회 이후 총무비서관은 단 한 번도 증인에서 제외된 적이 없다”며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서는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따져 물어도 충분히 국정감사에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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