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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절대 업뎃하지 마라”…카카오 개편에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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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4 15:11:07 수정 : 2025-09-24 15:18:18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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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15년 만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대대적으로 개편하자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혹평이 퍼지며 ‘절대 업데이트를 피하라’는 권고까지 나오고 있다. 직접 사용해 본 이용자들은 “진짜 최악이다”, “끔찍해졌다”는 후기를 올리며 자동 업데이트 해제 방법을 공유했다. 새로워진 카톡의 단점으로는 과한 사생활 노출과 광고 확대가 주로 거론된다. 반면 편의성 강화에 점수를 주는 이들도 있다. 카카오톡의 새 기능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는 만큼, 사용자 입장에선 업데이트 전 6가지 주요 개편 내용을 먼저 확인한 뒤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낫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 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23일 ‘if(kakao) 2025’에서 카카오톡의 채팅·친구·탭 구조 전반을 손보는 개편안을 내놨다. 가장 큰 변화는 친구·프로필 영역이 인스타그램처럼 피드화된 것이다. 친구 이름이 순서대로 쭉 보여지던 기존과 달리 이용자들이 올리는 사진·영상이 타임라인형 피드로 보여진다. 또 오픈채팅과 숏폼을 묶은 ‘지금’ 탭을 신설해 실시간 트렌드 소비와 공유 흐름을 강화한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통해 카카오톡을 메신저를 넘어선 ‘소셜+인공지능(AI) 기반의 일상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카카오톡 친구 탭 업데이트. 카카오 제공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즉각 반발이 확산했다. 이용자들은 “메신저의 SNS화”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카카오톡을 메신저 본연의 용도로만 쓰고 싶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표출됐다. 빠르게 업데이트해 직접 써본 이용자들은 “개편이랍시고 메신저 앱에서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사생활 노출이 심해졌고 광고도 많아 답답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등 적나라한 불만을 쏟아냈다.

 

타인의 사진·영상을 인스타그램처럼 묶어서 보거나 내 일상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카카오톡이 널리 쓰이다보니 친구 목록에 업무용 연락처나 친분이 거의 없는 지인이 다수 포함된 상황에서 과한 사생활 노출 자체가 피곤하다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카톡이 고유의 강점을 잃고 인스타그램·틱톡 아류가 되려 한다’고 꼬집었다.


급기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3일 밤부터 ‘카톡 업데이트 하지 마라’는 당부와 함께 애플리케이션(앱) 자동 업데이트 해제 방법이 빠르게 공유됐다. 

 

네티즌들은 카카오톡 개편 후 메신저로서 편의성이 좋아진 점에는 높은 점수를 줬다. 메시지 24시간 이내 수정, 보이스톡 녹음·전사·요약 등 메신저 본질 기능 강화에 대해 네티즌들은 “업무·학습 효율이 높다”고 호평했다. 챗GPT 탑재도 스터디·동아리·회의 기록 등 생산성 맥락에서 유용하다는 기대가 확인됐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통해 보낸 메시지를 24시간 이내 수정할 수 있게 했다. 수정 시 ‘수정됨’이 표시된다. 보이스톡에는 통화 녹음→텍스트 변환→AI 요약→검색이 가능하도록 했다.

 

AI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온디바이스(외부 통신 없이 자체 연산) AI ‘카나나 나노(Kanana Nano)’가 ‘안읽음 폴더’에서 미확인 대화를 요약해 주고 채팅창에서 챗GPT를 바로 불러 대화 맥락 속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메신저 본질인 대화 편의성을 높이면서 소셜 경험과 AI 도구를 결합해 일상 효용을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적용은 23일 오후부터 순차 업데이트로 진행되며, AI 관련 기능은 다음 달부터 차례로 적용될 예정이다.

23일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카카오 제공

카카오톡 개편은 이미 부정적 반응이 예고된 상태였다. 앞서 카카오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 개편 방향을 일부 공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일시적 부정 반응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이용자가 좋아하는 기능을 담아 더 자유롭고 편리한 대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그는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카카오톡을 더 좋은 모습으로 진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과정에서는 한메일·싸이월드처럼 시장 주도권을 쥔 서비스가 시장 흐름을 잘못 판단해 경쟁력이 약화된 사례가 종종 있다. 개편 후 혹평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 카카오의 새 시도를 두고 성패를 논하기는 이르다. 훗날 카카오의 시장 장악력이 흔들린 뼈아픈 실책으로 기억될지, AI 혁신 흐름을 제대로 짚은 과감한 결단으로 평가될지는 미지수다. 

게티이미지뱅크

해외 기업이 서비스 개편 후 역풍을 맞거나 진화에 성공한 사례는 카카오의 앞날을 가늠할 좋은 반면교사다.

 

먼저 2018년 스냅챗의 선례가 있다. 당시 친구·스토리·디스커버의 동선을 뒤섞고 ‘친구’ 영역에 스토리를 합치며 탐색 경로를 크게 바꾸자, 100만 명 이상이 롤백을 요구하는 청원이 벌어질 만큼 역풍이 거셌다. 운영사 스냅은 결국 UI(사용자 환경) 일부를 조정·수정하며 수습에 나섰다.

 

인스타그램도 2022년 비슷한 교훈을 남겼다. 동영상 중심의 풀스크린 피드와 추천 강화를 밀어붙이자 ‘Make Instagram Instagram Again’(메이크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어게인·인스타그램을 다시 인스타그램답게) 캠페인과 대형 인플루언서 반발이 이어졌다. 결국 메타는 풀스크린 홈피드 테스트를 중단하고 추천 노출을 축소하는 쪽으로 물러섰다.

 

반면 왓츠앱 ‘상태(Status)’는 2017년 다른 길을 택했다. 초기에는 “스냅 따라하기” 비판이 있었지만, 연락처 기반 메신저 사용 맥락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아 일일 5억 명이 쓰는 핵심 기능으로 안착했다.

 

해외 사례에 비춰보면 IT(정보기술) 서비스의 정체성을 흔드는 급격한 변경은 이용자의 강한 반발을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메신저 본연의 맥락을 강화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이용자들이 수용하게 된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이번 카카오톡의 피드 전환을 보면 전자와 닮은 리스크가 있다”며 “반면 메시지 수정·보이스톡 요약·온디바이스 AI는 메신저 기능 강화에 해당하기에 피드 노출 기본값·옵션(숨김·알림)·데이터 안내를 얼마나 명확히 설계해 사용자 제어권을 보장하느냐가 수용성을 좌우할 것 같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업데이트 전 알아둘 6가지

1. 친구’  피드 전환: 전화번호부식 목록 대신 사진·영상 중심 타임라인형 피드 도입.

2. ‘지금’ 탭 신설: 숏폼 + 오픈채팅 커뮤니티/댓글을 한곳에서 보고, 방에 들어가지 않고도 흐름 훑기 지원.

3. 메시지 수정: 보낸 후 24시간 이내 수정 가능, 수정 시 ‘수정됨’ 표시.

4. 보이스톡 요약: 통화 녹음→텍스트 변환→AI 요약→검색 지원.

5. 안읽음 폴더: 당기면 미확인 메시지 모아보기 및 AI 요약 제공.

6. 챗GPT 바로 쓰기: 채팅창에서 즉시 호출해 대화 맥락에서 생성형 AI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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