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절벽서 집채만 한 암석 추락
탐방로 불과 10m 앞까지 떨어져
제주 관광객 보호 안전대책 시급

최근 서귀포시의 대표 관광지 성산일출봉의 암반 일부가 붕괴한 데 이어 서귀포시의 또 다른 명소인 대정읍 송악산의 서쪽 절벽 일부도 무너져 내려 탐방객 안전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드론을 활용해 둘러본 송악산 탐방로 서쪽 절벽의 모습은 아찔함 그 자체였다. 절벽 아래 해안선을 따라 드론을 보내자 조종기 화면엔 여기저기 집채 만한 암석이 떨어져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한두 곳이 아니었다. 붕괴한 지 얼마되지 않은 듯 암석 위의 식물과 떨어진 부분으로 추정되는 절벽 부분의 식물 식생이 아주 유사했다.

100여m 해안선을 따라가자 최근에 무너져 내린 절벽의 암석과 토사가 모래밭을 뒤덮고 있었다. 인근 주민은 지난 19일 이전에 절벽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 같다고 했다. 어림잡아 수백t은 될 듯한 막대한 양의 암석이 쌓여있었다.
드론의 고도를 조금 높여 탐방로와의 거리를 살펴봤다.
넉넉히 잡아도 무너진 곳과 탐방로 데크의 거리는 불과 10m 이내로 보였다. 탐방객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송악산은 약 3800년 전 얕은 바다에서 화산이 폭발해 그 화산재가 쌓여 형성된 화산쇄설퇴적층으로 이뤄져 있어 무너지기 쉬운 구조를 가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교적 새로이 생성된 퇴적층이어서 단단한 암석이라 볼 수 없기에 외부 환경의 자극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2013년 절벽 일부가 무너져 내려 진지동굴 일부가 함몰된 사례 등 절벽 붕괴 사례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전문가들을 현장에 불러 위협요인을 조사하고, 탐방객 안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민 이모씨는 “이곳을 십수년을 산책하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해안 절벽이 무너져 내린 걸 보니 가슴 아프다”며 “또 무너져 내려 인명사고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15일 밤 8시 43분쯤 성산일출봉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행인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경찰 합동 대응단은 성산일출봉 등산로 서쪽 1㎞ 지점인 진지동굴 인근 접근금지 구역에서 지름 70∼80㎝ 크기의 암반 2개와 나무 3그루가 굴러 떨어진 사실을 파악했다. 낙하물은 지상 약 3m 위 지점에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성산일출봉은 관람객 입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국가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성산일출봉은 해발고도 179m, 둘레 2927m, 면적 45만3000여㎡ 규모로 해돋이 명소다. 제주의 10대 절경인 ‘영주십경’ 가운데 제1경으로 꼽혀 매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제주 대표 관광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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