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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금융인 공모…경영권 분쟁 회사 장기 시세조정

입력 : 2025-09-23 22:00:00 수정 : 2025-09-23 22:05:45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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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합동대응단 1호 사건

2025년 3월 주가조작 포착해 기획 조사
금융위·금감원·거래소 등 긴밀 협력
1000억원 주식 매도 방지 급락 막아
“부당이득 최대 2배 과징금 등 부과”

지난 7월30일 출범한 주가조작근절 합동대응단이 출범 2달도 되지 않아 1000억원대 주가조작 사건을 적발하는 성과를 냈다. 그간 부처별로 이원화돼 오랜 시간 걸렸던 주가조작 사건 조사과정이 대응단으로 일원화하면서 속도감 있는 조사가 가능했고, 발 빠른 계좌동결을 통해 시장교란을 막았다는 평가다.

이승우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단장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3일 주가조작합동대응단에 따르면 이번 사건적발 및 후속조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의 불공정거래 감시·조사 전문인력들이 긴밀히 소통 및 협업한 결과다. 금감원이 시장감시 과정에서 D사에 대한 주가조작 흐름을 최초로 포착해 올해 3월부터 기획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신속한 공동 대응 필요성이 제기돼 합동대응단에 이첩됐다. 합동대응단은 관련자 접촉을 일절 배제하며 자료 분석과 공모관계를 추적했고, 금융위의 강제조사권을 활용해 이날 혐의자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동시에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4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이번 사건에서 계좌 지급정지를 의결했다.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며 긴밀히 협력했다.

 

특히 합동대응단이 이날 혐의자 재산을 동결하면서 1000억원 상당의 주식 매도로 인한 급락 사태를 막았다.

 

합동대응단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코스피에 상장된 D사를 대상으로 한 집중 시세조종이다. 조사결과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금융회사 지점장·자산운용사 임원 등 금융 전문가 3인은 종합병원·대형 학원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 4인이 법인 자금이나 대출을 통해 마련한 1000억원의 자금을 받아 주가조작을 실행했다. 수십 개의 계좌를 이용한 분산 매매 방식을 통해 감시망을 교묘하게 피했고, 수만 회에 달하는 가장매매와 통정매매를 통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시세를 조종했다. 그 결과 D사 주가는 1년9개월간 2배가량 상승했다.

시세조정 대상이 된 D사는 경영권 분쟁 이슈를 겪으며 최근 주가가 급등락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하기도 했다. 현재까진 D사 경영진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점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합동대응단은 향후 조사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단장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와 금융투자상품 거래 및 임원선임 제한 등 신규 행정제재를 적용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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