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과 동일한 139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간밤 달러 약세를 반영해 전일보다 1.4원 내린 1391.2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보합권에서 등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꼽히는 스티븐 마이런 신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전날 미국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현재 통화정책이 너무 긴축적이라며 “현재의 정책보다 거의 2%포인트 낮아야 한다”는 파격 발언을 했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34% 내린 97.343을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약(弱)달러 흐름과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수세에도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쉽사리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1% 오른 3486.1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또 사상 최고치다. 외국인이 2985억원 규모를 순매수했고, 기관·개인이 각각 1363억원, 2451억원 순매도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뉴욕 증시 호조 등 글로벌 위험 선호 지속에 국내 증시도 수혜를 보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외인 증시 자금 유입이 환율 하방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으나, 한·미 관세 협상 교착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하방을 제약하는 요소”라고 짚었다.
그는 “관세 협상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국내 외환시장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면서 “3500억 달러를 전액 시장에서 조달할 경우 막대한 달러 수요로 인해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1400원 선에 가까워진 원·달러 환율을 두고 “수급 측면에서 보면 거주자 해외증권투자가 크게 늘었고, 한·미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황 위원은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 외환당국에서 여러 가지를 보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질 때 외환당국의 대응 능력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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