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창설된 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의 역대 전적은 미국이 27승 2무 15패로 앞선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만 놓고 보면 사정이 다르다. 11차례 대회에서 유럽이 8승 3패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앞선다. 2023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유럽이 16.5대 11.5대로 압승을 거뒀다.

미국와 유럽이 자존심을 걸고 격돌하는 라이더컵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파70·7398야드)에서 개막해 사흘 동안 열전에 돌입한다. 첫째 날과 둘째 날은 2인 1조의 포볼과 포섬 매치가 진행되고, 마지막 날에는 미국과 유럽 선수 12명이 일대일 매치 플레이 방식으로 경기한다. 승리하면 1점, 비기면 0.5점을 받으며 경기가 동점으로 끝나면 지난 대회 우승팀이 우승 트로피를 지킨다.
2000년대 들어 유럽팀 성적이 앞서지만 이번 대회는 미국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미국이 다소 유리하다. 라이더컵은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격년제로 개최되는데 2010년, 2012년, 2014년 유럽팀이 내리 3연속 승리한 뒤에는 홈팀이 번갈아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을 정도로 홈팀 성적이 좋았다. 따라서 미국은 지난 대회 패배를 홈에서 설욕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30)가 전면에 나선다는 점도 미국팀 우세를 예상하게 만든다. 그는 올해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디 오픈 우승 포함 시즌 6승을 거둘 정도로 적수가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셰플러는 특히 지난 15일 라이더컵을 앞두고 샷 점검 차원에서 출전한 PGA 투어 프로코어 챔피언십에서 가볍게 개인 통산 19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려 예열을 마쳤다. 셰플러는 지난해 7승을 거뒀는데 지난 40년동안 2년 연속 6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셰플러 두 명뿐이다. 그는 2021년 라이더컵 데뷔전에서 2승 1무로 선전했지만 2023년에는 2무 2패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샷이 절정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 미국팀 승리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유럽팀 선봉장은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맡는다. 그는 올해 최고 권위 메이저 마스터스를 제패해 꿈에 그리던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했다. 이번 시즌 3승을 달성하며 PGA 투어 통산 29승을 기록 중인 매킬로이는 지난 8일 DP월드투어 아일랜드 오픈을 제패, DP월드투어에서도 우승을 20회를 늘리며 우승 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만 매킬로이는 2023년 유럽 대회 때는 4승 1패를 거두며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2021년 원정 경기에선 1승 3패로 저조했다.
미국이 홈팀이지만 유럽은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는 점에서 우승팀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매킬로이가 7회, 저스틴 로즈(45·잉글랜드)가 6회 출전했고 3회 출전한 토미 플리트우드(34), 티럴 해턴(34), 맷 피츠패트릭(31·이상 잉글랜드), 욘 람(31·스페인) 등 뒤를 받치고 있어 치열한 우승 다툼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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