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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위해 방송 접고 귀촌…카페로 대박 난 ‘개콘’ 간판 개그맨

입력 : 2025-09-27 16:00:00 수정 : 2025-09-26 17:12:40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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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재훈(왼쪽), 그가 전북 임실에서 운영하는 카페 모습.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옥쭹가든 제공

한때 ‘개그콘서트’를 이끌던 얼굴이 어느 날 갑자기 TV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전북 임실에서 사람들 줄을 세우는 카페 사장이 됐다는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방송을 떠나 귀촌을 선택한 배경엔 가족 곁을 지키려는 그의 조용한 결심이 있었다. 대박 카페 사장으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주인공은 개그맨 이재훈이다.

 

27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는 ‘매운탕집 개조한 카페 초대박.. ‘개콘’ 개그맨 근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카페 창업에 성공한 이재훈의 근황을 담은 이 영상은 7월 30일 처음 공개됐다.

 

‘개그콘서트’ 활동 당시 이재훈.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캡처

영상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임실 옥정호 인근에서 운영 중인 카페가 입소문을 타며 ‘줄 서는 스폿’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카페에 대해 “이국적이면서 자연 친화적인 곳”이라고 소개했고, “장모님이 이쪽에 터를 잡고 계셨다. 원래 매운탕 파는 곳이었는데 개조해서 ‘시즌2’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테리어 전부를 직접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재훈은 카페 개업 후 5년 동안 38만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방문객 중에는 배우 고두심도 있었다. 이재훈은 “고두심 선생님이 오셔서 ‘솥빙수’를 드셨는데 너무 맛있게 드시고 팥을 싸가고 싶다고 하셨다”며 여름 시그니처 메뉴도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만큼 수입도 궁금증을 낳았다. 그는 “연예인 수입은 들쑥날쑥해 하루아침에 억 단위로 들어오기도 하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다. 카운팅이 늘면서 쌓이는 거다. 진짜 열심히 했다. 하루에 노래를 50곡씩 부른다”며 “어느 날 마감 정산을 하는데 매출이 중고차 한 대 값이었다. 매일 차를 사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캡처

하지만 이재훈은 “카페가 잘 되고 돈 많이 버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너무 돈을 좇는 건 아니다. 이곳이 제 놀이터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여기가 제 무대다. ‘개그콘서트’보다 무대는 작지만 제가 만든 무대에서 한 분 한 분 인사드리고, 악수하고, 너무 좋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큰 무대에서 느꼈던 것과 똑같다”고 벅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 31일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에서는 이재훈의 카페 현장이 담겼다. 이날 전북 임실을 찾은 배우 박원숙과 가수 혜은이가 독특한 카페를 발견했는데, 이곳이 바로 이재훈의 카페였다.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캡처

서로를 알아본 세 사람은 반가운 기색을 드러냈고, 장발에 수염까지 기른 이재훈의 모습에 박원숙은 “너무나 예술적인 사장 같다. 잘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또 디저트가 회전 초밥집처럼 돌아가는 이색적인 콘셉트에 박원숙은 “아이디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간을 거슬러 2022년 7월 7일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에선 이재훈의 귀촌 배경이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이재훈은 2001년 KBS 16기 공채로 데뷔했다.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생활사투리’, ‘도레미 트리오’ 등에서 활약하며 전성기를 견인했다. 당시 수입을 두고 그는 “CF도 들어오고 행사도 들어오고 하루에 5000만원씩 번 적도 있다. 자고 일어나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 캡처

현재 그는 방송을 내려놓고 산골 마을에서 카페를 운영 중이다. 다만 운영에만 매달리기보다 가정에 무게를 뒀다. 애초 귀촌을 결심한 이유가 딸 소은의 건강 때문이어서다. 임신 7개월 만에 890g 미숙아로 태어난 소은은 3년여의 병원 생활 끝에 퇴원했다. 기관절개술을 받아 흉터가 남은 채 회복 중이다.

 

이재훈은 매일 아침 딸의 목에 남은 수술 자리를 소독하고 치료했다. 또래의 시선을 의식해 스카프로 감싸 주는 등 세심히 살폈다. 그는 “솔직히 아직도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며 또래보다 더딘 성장 속도를 걱정했다. 이에 아내는 “나는 오히려 소은이가 늦게 컸으면 좋겠다. 전보다 훨씬 건강해졌고 잘하고 있다”고 남편을 다독였다.

 

결국 가족을 위해 ‘무대’를 옮긴 그의 선택이 가족의 일상과 자신의 역할을 동시에 지키는 방법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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