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편의점이 이제 단순한 ‘24시간 가게’가 아닌 관광 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체험형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바나나맛우유, 반숙란, 편의점 하이볼, 디저트빵까지 관광객이 사 가는 품목은 다양해지고, 그 소비 규모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출, 2년만에 3배 ‘껑충’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 편의점 브랜드 GS25의 외국인 고객 매출은 올해 1~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6.5% 늘었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312.9% 증가했다.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 등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집계된 결과다.
이들이 가장 많이 찾은 인기 상품은 △바나나맛우유 △반숙란 △맥주 △편의점 하이볼 △디저트빵 △그릭요거트 △K팝 앨범 등. 음료와 간편식, 디저트, 한류 굿즈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어 ‘편의점 쇼핑’ 자체가 한국 문화 체험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K편의점’ 특수
올해 1~7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명 규모로, 지난해보다 130만명 이상 늘었다.
‘K팝·K드라마·K푸드’의 인기가 한국 여행 수요를 견인하는 가운데, 편의점은 짧은 일정 속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생활형 체험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GS리테일은 이에 발맞춰 ‘K편의점 특수’를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과 중국 황금연휴 시기를 겨냥해 알리페이 결제 고객 대상 할인·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또 일본인 관광객 편의를 위해 오는 24일부터 일본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PayPay)’를 도입한다.
편의점은 K콘텐츠와 결합하며 새로운 소비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GS리테일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인기에 발맞춰 김밥·주먹밥·분식세트 등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은 지역 내 8개 거점 매장은 ‘케데헌 특화 매장’으로 꾸며, 먹거리와 콘텐츠가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운영한다.
◆‘편의점 관광’이 만든 새로운 산업 기회
편의점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파는 소매점이 아닌 관광·유통·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산업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 편의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상품 구성과 즉석 먹거리, 한류 굿즈 구매 경험을 통해 ‘작지만 확실한 K컬처’를 즐기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짧은 일정 속에서도 현지 문화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중요한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지역 특산품, 한식 간편식, K콘텐츠와의 협업을 강화해 ‘편의점 관광’ 트렌드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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