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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띄운 김정은… 李대통령 “핵동결도 수용”

입력 : 2025-09-22 18:23:48 수정 : 2025-09-22 21:05:51
김병관·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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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와 좋은 추억
美 비핵화 집념 털면 만날 것”
남측엔 “상대 안 한다” 강경

李대통령 “核개발 중단은 이익
동결이 현실적 대안 될 수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비핵화 포기’를 전제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에 대해선 “일체 상대하지 않겠다”며 핵무기를 통한 “한국과 동맹국의 괴멸”을 운운하며 강경한 자세를 꺾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의 핵동결을 ‘실현 가능한 현실적 대안’으로 규정해 북·미 간 합의 시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싸고 당사자인 남북한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수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에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양 정상의 ‘나쁘지 않은 개인적 관계’를 밝힌 적은 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된다면 다음달 31일∼11월 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가 주목된다. 하지만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비핵화 포기는 미국이 수용할 수 없고, 김 위원장이 비핵화는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아 에이펙을 계기로 두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현재로선 지극히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또 한국을 “그 무엇도 함께 하지 않을” 상대로, 통일은 “불필요한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와 한국이 국경을 사이에 둔 이질적이며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이라고 해 헌법에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명시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출국 인사하는 李대통령 부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전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이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2일 뉴욕에 도착해 3박 5일간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24일에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서울공항=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당장 폐기하지 않더라도 생산을 동결하는 조건으로 북·미 합의를 한다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연간 핵무기 15기에서 20기를 추가 생산하고 있다. 일시적, 현실적 조치로서 북핵 동결이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데 분명한 이익이 있다”며 “비핵화를 향한 무익한 시도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일부라도 달성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느 정도 상호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한국과 세계 평화·안보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절대 불가’ 입장을 재차 밝힌 데 대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는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적대적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며 “정부는 긴 안목을 가지고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남북 간의 적대를 해소하고 평화적 관계로의 발전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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