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권장 수면 시간인 7시간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적절한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주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기억력 감퇴를 막는 등 뇌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수면 시간뿐 아니라 ‘수면 자세’ 또한 뇌 건강에 지대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0일 러시아 뇌 건강 전문가 레프 포므첸코프는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이 뇌 건강에 가장 좋은 자세”라며 “오른쪽, 왼쪽 방향은 중요치 않다.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가 뇌 건강을 증진하는 데 최적의 자세”라고 밝혔다.
즉, 우리가 가장 좋은 자세라고 알고 있던 똑바로 눕는 자세보다 측면으로 눕는 자세가 기억력 감퇴와 치매를 유발하는 뇌 속 노폐물 배출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보통 수면 자세와 뇌 건강의 연관성에 대해 논할 때 잠든 사이 활성화되는 뇌의 청소 경로인 ‘글림프계(Glymphatic system)’를 거론한다. ‘글림프계’는 뇌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특수한 뇌척수액(CSF) 순환 시스템으로, 수면 중에 활성화되어 뇌의 대사산물과 독성 단백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아 노폐물과 독성 단백질이 쌓이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포므첸코프는 “옆으로 누우면 똑바로 눕거나 엎드려 누울 때보다 뇌척수액의 흐름이 원활해져서 글림프계 기능이 극대화된다”라고 설명하며 “이 자세가 뇌척수액의 순환을 도와 노폐물과 독성 단백질을 원활하게 배출해 준다”라고 전했다.
그는 옆으로 눕는 자세로 인해 뇌 세포 사이의 공간이 약 60%나 더 확장되어 뇌척수액이 보다 부드럽게 흘러 노폐물을 씻겨 낸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등을 대고 똑바로 누우면 뇌의 특정 부위에 압박이 가해져 순환에 방해를 줄 수 있다면서 엎드려 자는 자세 또한 척추 정렬을 무너뜨려 글림프계 기능을 방해한다고 덧붙였다.
포므첸코프는 “똑바로 눕거나 엎드려 자는 자세가 수십 년간 이어지면 노폐물이 점차 축적될 수 있다”라며 “이는 몇 주 동안이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방치하는 것과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쓰레기가 쌓이면 결국 문제가 일어나듯이 뇌 속의 단백질도 쌓이면 신경 신호의 전달을 방해하고 결국 기억력 저하와 치매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가 관절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전문가들은 척추의 올바른 정렬을 유지하면서 옆으로 누워 자면 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옆으로 누우면 한쪽 골반이 내려가면서 엉덩이와 골반, 척추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 부지기수다. 이때 다리 사이에 베개를 받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골반과 척추가 일직선으로 유지되어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