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신당에서 같은 신아버지에게 연달아 신내림을 받은 여승무원들의 이야기가 20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된다.
지난 7월, 유명 항공사에서 이슈가 됐던 메일이 있다.
14년 차 베테랑 승무원이었던 정혜원(가명) 씨가 직원 2000여 명에게 퇴사를 앞두고 작별 인사를 건넸는데, 신내림을 받아 무속인이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신당의 이름과 자신의 신명이 적힌 명함까지 공개했다.

동료들은 평소 낌새를 채진 못했지만 혜원 씨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그런데 같은 해 입사했던 여승무원 이수정(가명) 씨도 신내림 후 올해 퇴사한 게 알려지면서, 회사 내에 소문은 무성해졌다.
두 사람이 하필 같은 신당에서 신내림을 받았다는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은 공교로운 우연처럼 보였던 30대 여승무원 두 명의 신내림에서 그치지 않고, 이수정 씨의 친동생까지 이어졌다. 그 역시 같은 신당에서 1년 전 신내림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동두천에 위치한 장호사(가명)란 신당을 운영하는 채도령(예명)이 신아버지였다. 직장 동료와 자매로 연결된 세 사람은 채도령의 신자가 되어 있었다.
정혜원 씨의 어머니는, 딸로부터 연락이나 접근을 하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렇듯 가족들과도 연을 끊은 정혜원 씨는 장호사에서 무당이 되어 있었고, 찾아오지 말라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수정 씨 아버지는 두 딸이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인터뷰 중, 가족들은 그저 “자식들이 지금이라도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가족들은 채도령이 무분별하게 신내림을 받게 하고, 친가족과 단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가족들은 부모가 빌려주거나 딸이 그동안 모은 돈의 행방도 묘연하다며 채도령을 의심하고 있었다.
취재 결과, 불과 3~4년 사이 신아버지 채도령의 신제자는 10명에 달했다. 여승무원 두 명을 포함해 S기업에 재직하던 여성 두 명 등 주로 30대 여성이었다.
이는 그저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다. 신아버지 채도령은 어떤 사람이며, 가족들의 의구심에 대해 어떤 대답을 들려줄 지,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사건을 풀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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