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잔치는 안 끝났다’

올해로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7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센텀시티, 남포동 일대에서 펼쳐지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은 2003년부터 부산과 인연을 이어온 배우 이병헌이 역대 최초로 남성 단독 사회를 맡는다.
개막작은 베니스·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선정됐다.

올해 공식 상영작은 총 241편으로, 지난해보다 17편 늘어났다. 하지만 87편의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등과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90편의 월드 프리미어를 합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크다.
특히 30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신설,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을 초청했다. 이 부문은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부산 어워드’를 시상한다.
‘부산 어워드’의 수상작과 수상자는 폐막식 전까지 비공개로 진행되며, 배우와 감독을 비롯한 기자들 역시 폐막식 직전까지 결과를 알 수 없어 긴장감이 맴도는 ‘기다림의 미학’이 더해질 예정이다.
‘부산 어워드’의 트로피는 태국의 세계적 감독 겸 설치미술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디자인했다고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경쟁작에는 심은경 주연 일본 영화 ‘여행과 나날’, 임선애 감독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 대만 배우 서기의 감독 데뷔작 ‘소녀’, 스리랑카 감독 비묵티 자야순다라의 ‘스파이 스타’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념비적인 첫해의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진 거장 나홍진 감독을 위촉했다.
심사위원단에는 배우 양가휘, 배우 겸 감독 난디타 다스, 이란의 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 코고나다 감독,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배우 한효주가 함께 한다.

30주년을 맞아 평소보다 두 세배로 규모가 확대된 특별 기획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탈리아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이 생애 처음 아시아 영화제를 찾고, 세계적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프로그램도 열린다.
세계 거장들의 최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섹션에는 역대 최다인 33편이 초청됐다.
칸영화제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을 휩쓴 ‘시크릿 에이전트’,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 작인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부고니아’, 코고나다 연출·콜린 퍼렐과 마고 로비 주연의 ‘빅 볼드 뷰티풀’, 양조위와 레아 세두의 ‘사일런트 프렌드’, 라슬로 네메스의 ‘나의 이름은’, 지안프랑코 로시의 다큐멘터리 ‘구름 아래’ 등이 공개된다.
‘비전 - 한국’ 섹션에서는 김덕중, 이광국, 유은정, 김진유, 최승우 등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감독들의 신작 12편이 상영된다.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국내 최초로 싱어롱 상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지아장커, 두기봉, 차이밍량, 마르지예 메쉬키니, 이창동, 박찬욱, 션 베이커, 마이클 만, 기예르모 델 토로 등 세계적 감독과 스타들이 대거 참석한다.
일본에서는 와타나베 켄, 니시지마 히데토시, 오카다 준이치, 니노미야 카즈나리, 오구리 슌, 아야노 고, 야기라 유야, 요시자와 료, 키타무라 타쿠미, 마츠무라 호쿠토 등이 부산을 찾는다.
홍콩에서는 양가휘가 오랜만에 방문하고, 대만에서는 이강생, 서기, 계륜미, 허광한 등이 참석한다.

이렇듯 수많은 스타와 영화계 거장 감독들의 참석에 “설마 올해가 마지막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서른 살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성대한 잔치를 벌이고 있을 뿐, “그 명성에 걸맞은 규모”라는 말이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26일까지 계속되는 영화제의 폐막식은 배우 수현이 사회를 맡고, 주요 영화인들이 시상자로 나서며 현장에서 수상작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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