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봉 일대서 60%가량 생산
3월 화마에 송이산 잿더미 돼
“2024년 수확량 절반이나 될는지”
400여 농가 정부 지원책 호소
전문가 “숲 회복에 최소 30년”
“올해 송이농사는 지난해 절반 수확량도 안 될 것 같아 생계 걱정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지품면 국사봉 일대. 국사봉 일대는 국내 최대 송이 산지인 영덕군에서도 ‘청정 송이’ 60%가 나는 곳이다. 하지만 올 3월 말 경북 의성에서 시작돼 영덕까지 덮친 화마는 국사봉 일대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산불의 영향으로 송이가 자라나는 소나무 대부분이 불에 탄 것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올해는 유례없는 100년 만에 불어닥친 폭염으로 송이 작황의 심각한 불황이 예상되면서 농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국사봉에서 3대째 송이농사를 짓고 있는 이상범(55) 영덕송이생산자협의회장은 “3년 전 산불은 비껴갔고, 요즘 유행하는 소나무재선충병도 견뎌냈다”며 “하지만 올해 산불로 짓고 있던 송이산 34㏊(약 10만평) 대부분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송이생산 전업농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면 답답할 따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영덕에서 송이농사를 짓는 400여 다른 농가들 사정도 비슷하다. 올해로 30년째 송이농사를 짓고 있다는 신두기(67)씨는 “지난해 추석 때는 송이가 올라와 아이들 학자금도 주고 손자들 용돈도 주었는데, 올해는 송이를 눈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는 ‘이제 국내산 먹기 포기해야 하는 식료품’ 중 대표적인 게 송이다. 한 번 잿더미가 된 숲에서 다시 송이가 나려면 최소 30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공감을 얻고 있다.
영덕군은 송이 피해 농가에 대해 특별위로금과 국민 성금 일부를 지급하고 있지만 이번 산불·폭염 등에 따른 피해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송이 생산 농가들은 자연재해 피해 지원 품목에 송이를 넣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농민단체 ‘325영덕산불임업인대책위원회’는 최근 국회 등에 ‘2025 대형산불 피해 임업인 산주를 위한 입법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에는 산불 등 대형 재난 발생 시 송이 생산농가 또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다른 임산물은 자연재해 피해 품목으로 등록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송이와 고로쇠는 제외돼 있다”고 전했다.
또 송이 대체작물 조성사업과 함께 송이피해 농가에 대한 기부금을 지원하는 등 지역 효자상품인 송이를 살리기 위해 행정력을 쏟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의 지난해 전국산림조합별 송이버섯 공급실적(공판 기준)을 살펴보면 지난해 송이 공판실적은 영덕군이 1만5931㎏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강원 삼척시(1만3385㎏), 3위는 경북 포항시(7478㎏), 4위는 강원 양양군(5729㎏), 5위는 강원 강릉시(4420㎏)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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