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 사업 숨통 틔우고, 재무 건전성도 확보해야
외부채용 간부들 연이은 비위에 내부 분위기 악화
직원 불만 팽배…조직 화합, 분위기 전환도 요구돼
도의회 인사청문을 통과한 김용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후보자 임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 후보자는 임명과 동시에 GH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지연된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는 등 다양한 정책 과제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외부채용 간부들의 잇따른 비위가 적발되면서 조직 내부에 팽배한 불만을 어떻게 누그러뜨릴지는 숙제로 남았다.

15일 경기도와 GH에 따르면 지난 12일 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적합’ 결론을 내린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특위는 김 후보자에 대해 신뢰성, 전문성, 창의성, 도정 이해도, 자치분권 이해도의 5개 지표를 검증했다. 모든 지표에선 과반이 ‘적합’ 의견을 냈다.
이로써 3월 초 전임 김세용 사장의 사직 이후 6개월째 공석인 GH 수장 자리는 이르면 이번 주에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지사는 의회로부터 청문 결과보고서를 받은 직후 이를 재가할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1986년 행정고시(30기)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대변인, 한국동서발전 사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김 지사가 경제부총리 시절에는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이어 지방선거와 대선후보 경선 때는 김 지사 주위에 머물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민선 8기 출범 직후인 2022년 7월 경기도 경제부지사로 취임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에 휩싸이며 스스로 사임한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정부와 대형 공공기관, 공기업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 GH의 거시 지표를 개선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선 8기 경제부지사 임명 직후 ‘매서운’ 지역 텃세를 경험한 탓에 협치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는 인사청문 과정에선 김 후보자의 답변 태도와 선거캠프 경력 등이 다소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청문 과정의 지적들을)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사장에 임명된 뒤 다시 살피고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GH는 외부 출신 간부들의 비위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며 몸살을 앓고 있다. 도 감사위는 7~8월 두 차례에 걸쳐 GH 상임이사인 A 본부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건설사 임원 출신인 A 본부장의 업무용 법인차량·하이패스 카드 주말 사적 사용,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무단 출장 및 출퇴근 불이행 등을 지적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도 비서실 출신으로 GH 임기제 전문직 가급에 채용된 B 간부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그는 회식 자리에서 동료 직원을 부적절하게 접촉한 혐의를 받는다.
GH 내부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GH 본부장 6명 중 내부 승진자는 1명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낙하산 채용’에 대한 내부 불만이 없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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