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서울 집값 상승폭의 26%는 기준금리 인하 때문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은은 정부의 ‘9·7 부동산 대책’ 등 공급정책 효과를 지켜보고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정부 출범 100일 기자회견’에서 연구개발(R&D) 투자 등 확장재정으로 인한 재정건전성 침해 우려에 대해 ‘(적극 재정은)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5년여 동안 국내 주요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된 계좌 수가 15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서울 집값만 올리고 소비·투자 효과는 제한적”
한국은행은 1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네 차례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가 올 상반기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반면 소비·투자 확대 등 경제성장 제고 효과는 대부분 하반기로 지연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3.5%에서 2.5%로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 낮췄다.
한은 연구진의 모형분석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분 약 26%는 금리인하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나머지 74%는 공급, 규제, 집값 기대심리 등 금리 외 요인이 영향을 줬다.
반면 상반기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금리 인하의 파급효과는 통상 2∼3분기 이후 나타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면 경제 주체들이 소비·투자를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문별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살펴보면 가계는 이자 부담이 줄었지만 소비 증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 1분기 가계 이자부담 금리는 2023년 4분기보다 0.25∼0.68%포인트 하락했으나 1분기 데이터에서 소비 증대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은은 이 기간 저소득층의 수입 수준 악화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기업 역시 이자부담 경감과 차입 확대 효과가 나타났으나 투자 증대 효과는 포착되지 않았다. 대기업과 제조업은 작년 하반기 이후 투자가 증가했지만, 금리와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은 여전히 투자가 부진했다.
다만 지난 6월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경제심리도 상당 폭 반등한 만큼 앞으로는 소비 및 투자진작 효과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올 하반기부터 금리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향후 1년간 성장률을 0.27%포인트 개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정부의 ‘6·27 가계부채 대책’이 집값 상승과 기대심리를 상당 부분 잠재운 것은 맞지만, 수도권 주택시장 동향을 좀 더 지켜보고 추가 금리인하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6·27 대책 이후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월 넷째 주 0.43%에서 8월 넷째 주 0.08%로 상당 폭 둔화했다. 하지만 0.08%도 연율 환산 시 4.5%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송파·성동구 등 일부 지역에선 10%(연율)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6·27 대책의 효과가 점차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과거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은 통상 몇 개월 정도 둔화세를 보이다가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이 적기에 마련되지 않으면 재차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수형 금통위원은 보고서에서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와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은 만큼 지난 7일 발표된 주택공급 대책의 효과와 완화적 금융여건이 주택가격 기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채가 씨앗 역할…GDP 몇배 증가 가져올 것”
“(적극 재정은)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정부 출범 100일 기자회견’에서 연구개발(R&D) 투자 등 확장재정으로 인한 재정건전성 침해 우려에 대해 “‘왜 이렇게 빚을 많이 졌느냐’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그냥 있는 재정으로 운영하면 경제가 살아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부채 증가는) 우리 국민께서 많이 걱정하시는 부분”이라며 “사실 국가부채 규모의 절대액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경제규모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번에 100조원 가까이 국가부채 발행을 하면, 2700조원 가까운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부채 비율이 50%가 약간 넘는다”며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을 보면 대개 10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2029년 국가보증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1301조9000억원(2차 추경 기준)으로 GDP 대비 49.1%다. 국가채무는 매년 평균 100조원씩 늘어 2029년(1788조9000억원)에는 1800조원, GDP 대비 58%에 달한다. 국채 증가에 따라 올해 30조4000억원이던 이자 비용은 2029년 4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채무 부담이 커지더라도 결국은 경제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대통령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100조원 정도를 기술·연구개발에 투자하기 때문에 (국채 발행이) 씨앗 역할을 해 그보다 몇 배의 국민소득, 총생산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며 “충분히 돈을 벌어서 (부채를) 갚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긴 대형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를 신규 건설하겠다는 원전 활용 계획은 사실상 좌초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을 위한 데이터센터 등에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니 원전을 짓자고 하는데 (이 주장에) 기본적인 맹점이 있다”며 “원전을 짓는 데 최소 15년이 걸리고 지을 곳도 지으려다가 중단한 한 곳 빼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짓기) 시작해도 10년 지나 지을까 말까인데 그게 대책인가”라며 재생에너지 보급을 강조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고 실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SMR에 대해서도 “기술 개발도 안 됐다”고 잘라 말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에너지를 이념화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탈원전 시즌2’가 맞는 것 같다”며 “국내 원전 업무가 환경부로 넘어가 우려가 컸는데, 이 대통령 발언이 쐐기를 박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악용된 은행계좌 5년간 15만개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6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에서 사기 이용 계좌로 지급 정지된 계좌는 총 15만82개로 집계됐다. 이는 금감원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 신청 내역에 따른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총 3만4436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NH농협은행이 2만7381개, 우리은행 2만4816개, 신한은행 2만2510개, 하나은행 2만1378개, IBK기업은행 1만9561개 순으로 나타났다.
6대 은행의 지급 정지 계좌 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2만3381개, 2021년 2만7967개, 2022년 2만8185개 등으로 늘었다. 2023년에는 2만7652개로 주춤했다가 2024년 다시 3만2409개로 뛰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1만488개에 달하는 계좌가 정지됐다.
지방은행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2020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5대 지방은행(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에서 사기 이용 계좌로 신고돼 지급 정지된 계좌는 총 9621개에 달했다. 2020년 1210개에서 2024년 2203개로 4년 만에 1.8배가량 늘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심각해지면서 금융사에 예방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정부는 지난달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금융회사에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 책임’을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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