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3월 폐교 예정인 대전성천초등학교를 특수학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지역 특수학교 부족으로 학급 과밀화가 매년 심화되면서 특수 장애아동과 학부모들은 교육권 침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8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특수학교는 가원학교와 혜광학교, 해든학교, 원명학교, 성세학교, 대전맹학교 6곳 202학급 1108명이다. 일반학교 특수학급을 포함한 법정학급인원을 초과한 과밀학급은 지난해 기준 583개 학급 중 26개 학급이다. 법정학급인원은 유치원 4명, 초·중교 6명, 고교 7명이다.
특수학교 과밀학급은 2022년 59개 학급에서 2023년 73개 학급으로 대폭 늘었다가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을 증설하면서 지난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대전시교육청이 일반학급에 설치한 특수학급은 올해 9월1일 기준 418개 학급이다.
장애아동 학부모와 지역시민단체는 대전 장애학생 교육권 침해 해소를 위해 대전 성천초의 특수학교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서구 월평동 도심에 있는 대전성천초는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로 2022년부터 폐교 논의가 이뤄졌고, 올해 1월 성천초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대전성룡초와 통합키로 결정됐다. 통합은 2027년 3월 입학부터다. 대전시교육청은 성천초를 도서관이나 생활체육시설 등 복합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과밀특수학교(급)해결시민대책위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서구 거주 장애아동 4명이 집에서 가까운 가원학교 입학을 거절당했고 결국 초등학교 입학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며 “이들 외에도 약 20여명의 장애학생들이 비슷한 이유로 특수학교 입학을 거절당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현재 대전의 특수학교들은 이미 포화 상태로 각 학교가 2개 이상의 학급을 증설했는데도 더 이상 학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대전교육청은 2029년 서남부지역 특수학교 신설만을 언급할 뿐 당장 눈앞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특수학교 1개 신설만으로는 장애학생 수 증가와 과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전성천초 생활문화시설 전환 계획 철회와 특수학교 전환 추진, 특수학교 과밀문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 부족 상황은 공감하고 있지만 성천초 폐교 및 활용안은 2022년 지역 주민들의 청원으로 시작돼 의견을 들어 방향을 정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는 특수학교 전환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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