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윤성희) 작가가 20세기 전후 화가 21인의 꽃 그림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책이다. 프리다 칼로, 에곤 실레, 클로드 모네, 오딜롱 르동 등 각기 다른 화풍을 지닌 화가들의 꽃 그림을 통해 당시 시대상과 작가 개인의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한 미술 인문서다. 작가는 고미술품 복원사이자 이탈리아 공인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며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유럽 미술관을 거닐며 화가들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고 해석해온 전문가다.

책의 가장 큰 차별점은 기존 미술서들이 주로 다루는 미술사적 의미나 상징 분석에서 벗어나 화가들의 삶과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각 장은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작품 해설서라기보다 인문학적 읽을거리에 가깝다.
저자는 “꽃은 화가들에게 단순한 그림 소재가 아니었다”며 “어떤 화가는 고통 속에서 핀 꽃을 통해 삶의 회복을 이야기했고 어떤 화가는 영원한 이별을 꽃으로 표현했으며 계절의 흐름처럼 피고 지는 꽃의 순환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성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술이란 결국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며 “그 방식 중 하나로 꽃을 택한 화가들의 이야기를 찬란함보다는 진실함에 가까운 시선으로 전달하고자 싶었다”고 말했다.
박은선 조각가는 추천사에서 “화려한 순간과 시들어버리는 모든 순간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진짜 예술가의 눈”이라며 “이 책이 꽃의 본성을 가장 아름답게 드러낸 화가들의 자화상”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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