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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문체부 장관 “K컬처, 현장은 처참… 안일한 대응 땐 수렁 빠져”

입력 : 2025-09-04 20:27:28 수정 : 2025-09-04 20:27:27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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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문체부 장관 간담회

“화려한 겉모습과 달라 당혹”
심각한 영화 산업 위기 지적
K컬처 지원 정책 정비 다짐
국립예술단체장 인사엔 신중

“‘이대로만 간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하는 문화강국에 대한 기대, 희망이 어느 때보나 넘쳐나는 시절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현실은 너무 달랐습니다. ‘지금이 정점이다. 앞으로는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는 목소리가 꽤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임 한 달여를 맞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일하게 축제와 잔치로 흥겨워만 한다면 어두운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게 우리가 맞닥친 현실”이라며 K컬처 지원을 위한 정책 정비를 다짐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취임 한 달을 계기로 출입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 장관은 “여러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현실은 화려한 모습과 너무 달라 당혹스럽고 당황스러웠다”며 특히 영화 산업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국내에서 제작되는 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영화가 20편도 안 된다고 한다”면서 “영화인들이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영화 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기자·네이버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인터넷·벤처업계에서 공직으로 옮겨 온 최 장관은 “엄청 답답함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그는 “장관으로서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이 낯설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법과 제도, 예산·원칙 등 수많은 변수가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현장에서 당연히 빨리 결정돼야 할 사안이 있는데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엄청난 답답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간의 일과는 달리 공적 영역에서는 투명성·공정성·공익성을 고려해야 한다. 자칫 서두르다 보면 공적 영역이 지켜야 할 원칙을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립예술단체장 인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 장관은 “전임 장관이 추진했던 예술단체장 사전 선임제와 인사 투명화 방침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며 “차관들과 협의 중이며 문제가 있다면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제도 혁신과 조직 개편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법과 제도의 틀을 바꾸면 조직 변화도 당연히 수반돼야 한다”며 대통령 직속으로 문화를 다루는 범부처 민관합동위원회 설치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음을 알렸다. 소니·넷플릭스 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흥행으로 쟁점이 된 K컬처 국제 협업 방식에 대해서도 최 장관은 “꼭 ‘메이드 인 코리아’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메이드 위드 코리아’도 우리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공동 제작과 협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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