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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육군 대위 ‘총상’ 사망…총기·탄약 관리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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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02 19:51:02 수정 : 2025-09-03 01:00:32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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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육군 최전방 부대 소속 하사가 소총으로 사망한 데 이어 육군 대위가 대구 수성못 인근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돼 군 당국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군 당국은 “외부 범죄 혐의점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현역 장교가 총기와 실탄을 소지한 채 수십㎞를 이동한 것으로 드러나 총기∙실탄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육군과 경찰,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9분 대구 수성구 수성못 화장실 뒤편에서 A(31) 대위가 숨져 있다는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 2016년 소위로 임관한 그는 육군 직할부대인 경북 영천시 3사관학교에서 훈육 임무를 맡아 생도를 지도해 왔다.

 

2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에서 현역 육군 대위가 총상을 입고 사망한 채 발견된 가운데 사건 현장에서 육군수사대와 경찰, 과학수사대 등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발견 당시 사복을 착용한 A대위는 호흡과 맥박이 없었으며, 사망 후 몸이 굳은 사후강직이 나타난 상태였다. 머리 쪽에는 총상으로 인한 출혈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시신 옆에는 생도들이 사용하는 군용 K-2 소총이 발견됐다. 군 당국은 현장에서 이 총기를 수거했다. A대위는 교관으로 근무해 평소 실탄을 소지하는 보직은 아니었다. A대위의 소속 부대에서 사건 현장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38km 떨어졌다. 그가 총기와 실탄을 소지한 채 대구 수성못으로 이동하는 동안 군이 경찰 측에 검거나 이동 경로 파악 등 협조 요청을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이유로 군 당국이 사고 발생 전까지 부대 내 무기고에 보관하던 총기와 실탄이 무단 반출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총기와 실탄이 무단 반출된 것도 문제지만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을 가능성이 커 심각한 기강 해이 문제로 보고 있다”며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리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군 당국은 숨진 A대위가 그간의 심경을 토로하는 유서도 발견했다. A대위가 작성한 유서에는 신상에 관한 사항과 함께 상사나 동료로부터의 무시, 갈굼 등의 내용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대위는 지난 7월 소령 1차 진급에 떨어졌다. 군 검찰은 민간 수사기관과 공조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군 장교가 소총을 휴대하고 군부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망한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군 당국은 “정확한 사건 경위와 총기 반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최전방 GP에서도 하사 1명이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돼 헬기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해당 부대원들은 숨진 하사가 발견되기 직전 총성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이에 군 당국은 각급 부대에 총기 관리와 부대원 신상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공문을 하달한 바 있다.

 

국회도 군인 총기 사망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열린 국방위에서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교육기관에서 간부들을 양성하는 훈육 장교가 소총과 실탄을 소지한 채 영천에서 대구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이동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육군 부대를 대상으로 총기 관리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방부 차원에서 초급 간부들의 생활실태, 근무환경, 정신건강 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별도의 특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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