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전화임을 눈치채고 ‘은밀하게’ 파출소를 찾은 여성과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보이스피싱 수거책(조직원)을 체포했다.

1일 유튜브채널 ‘대한민국 경찰청’에는 ‘“요구사항? 돈.” 경찰에게 보여준 충격적인 메모!? 그리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파출소에 들어온 여성 A씨는 경찰에게 ‘쉿’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어 ‘보이스피싱, 도와달라’로 적은 종이를 보여주며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과 통화 중이었다. 보이스피싱범은 피해자에게 960만원을 인출해 특정 장소로 가져올 것을 지시했다. 돈을 인출해 약속장소로 가던 중 상대의 어눌한 말투와 현금 전달 요구에 눈치를 채고 파출소를 찾은 것이다.
A씨는 속은 척 연기하며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전화를 계속하면서 경찰과 필담으로 소통했다. 경찰이 ‘요구사항?’이라고 적자 A씨는 ‘돈’이라고 했다.

경찰관 3명은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행인으로 위장해 A씨와 함께 나섰다.
각각 도주 방지, 근거리 감시, 검거 지원 역할을 분담해 A씨 근처에서 대기했다. A씨가 가짜 돈을 조직원에 건네자 인근에서 감시하던 경찰은 범인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수거책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서울 광진구에서 발생한 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겐 포상을 검토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피싱 발생 건수는 1만6561건으로, 피해액은 7992억원에 달한다. 7개월 기준 역대 최고 피해액이다.
경찰은 이달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피싱 범죄 특별단속을 시작했다.
또 이달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24시간 보이스피싱 피해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국 보이스피싱 신고 사례 분석 및 신종 범행 수법 전파와 제도개선 과제 논의 등을 담당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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