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백혜련 위원장은 26일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사개특위는 △대법관 증원 △법관 추천방식 개선 △법관 평가제도 개선 △판결문 공개 확대 △영장사전심문제 논의 등 5가지 과제를 사법개혁안으로 제시하고 현재 구체적인 안을 논의중이다. 의견수렴을 거쳐 내달 초 법원조직법 등 관련 법안을 발의한 뒤 추석 전 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백 위원장은 “3대 개혁 중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두 개혁(검찰·언론)과 달리 사법개혁은 재판을 다룬 다는 점에서 국민에게 피부로 와닿는 개혁이자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개혁안”이라며 “신속하고 세심한 개혁으로 국민에게 와닿는 사법개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백 위원장과의 인터뷰 일문 일답 내용으로 일부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사개특위 위원장으로서의 각오는. 추석 전 입법을 목표로 할 정도로 ‘속도전’인데 속도 있는 개혁이 필요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난 4월에 공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8%으로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사법부를 불신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5월 에 진행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10점 만점에 3.8점으로 3.2점을 받은 검찰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입니다. 사법부의 존재 이유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매우 높습니다. 사법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민적 요구사항입니다.”
-제시한 5대 과제 중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대법관 증원 문제입니다. 대법관 증원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궁금합니다.
“대법관 증원 문제는 정치적 맥락보단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현재 대법관 1인당 처리하고 있는 상고사건이 약 3000건 이상으로 매우 과중합니다. 2023년 기준 상고사건이 3만7000건에 달하는데 14명의 대법관 체제로는 이 사건 모두를 충실히 심리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특히 대법원에 접수된 민사 본안 사건의 70% 이상이 심리없이 기각되는 ‘심리 불속행 기각’으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법관 증원을 통해 업무과중의 해소와 재판의 전문성 및 다양성 강화 등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두텁게 보장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사실 해당 사안은 민주당에서만 주장해왔던 사안이 아닙니다. 지난 2010년 한나라당은 사개특위를 구성해 24명으로 대법관 수를 증원하고 전문성을 살리기 위하여 24명 대법관 중 3분의 1인 8명 정도는 법관 경력이 없는 사람도 맡을 수 있도록 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혁안을 도출한 바 있습니다. 2014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새누리당에서도 발의됐습니다. 대법관 수 증원에 대한 논의는 여야가 가리지 않고 계속 제기됐던 문제로 조속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의제라고 생각합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관 증원에는 찬성하지만, 그에 따라 전원합의체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원합의체 운영문제는, 얼마든지 대체 방안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원합의체를 한 개로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나눠서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지요. 30명이면 15명씩 두 개의 전원합의체를 운영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우려를 표하는 문제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입니다. 수사 밀행성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영장 사전심문제를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는 영장 발부율이 99%에 달해 법원의 사법적 통제가 사실상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전자기기 압수수색으로 인해 사생활 정보가 폭넓게 수집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인권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법관이 영장 발부 전에 수사기관 관계자 등과 대면 심문을 통해 영장 발부의 필요성과 적법성, 비례성을 엄격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특위 입장입니다. 미국 연방형사소속규칙(제41조)에 따르면, 법관이 선서진술인을 호출해 대면심문할 수 있는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영장 발부 전 임의 대면심리가 가능해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해외사례를 고려한다면, 우리 역시 무분별한 압수수색 방지, 사생활침해 막기, 권리보호 확대의 측면에서 심도있는 논의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사상 기밀 유출 우려 등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의견 검토과정을 통해 대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 판결문 공개 확대안도 법조계에서는 개인보호를 들어 부정적 의견이 강합니다. 또 다른쪽에서는 인공지능(AI) 활용 확대나 국민의 알권리 확보 차원에서도 판결문 공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위원장님은 이 사안을 어떤 측면에서 다루려 하실지 궁금합니다.
“현재 판결문은 법원 웹사이트 내 판결서 인터넷 열람 제도를 통해 익명화된 판결문 열람이 가능하나, 형사판결문의 경우 2013년 1월 이후 확정된 사건. 민사판결문의 경우 2015년 1월 이후 확정되었거나 2023년 1월 이후 선고된 판결문에 대해서만 열람 가능한 상황입니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 사법정보접근권 보장, 판결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해 하급심 판결문 공개범위를 확대하자는 것이 특위 입장입니다. 해당 건에 대해서는 법원도 단계적 확대를 긍정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개범위 확대에 있어 개인정보나 영업비밀 유출 등 부작용 방지에 대해서는 대안을 마련 중입니다.”
-대법관 추천위원회와 법관평가제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방향이 궁금합니다.
“현재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운영중에 있으나, 인원수도 적고 대부분 법조인과 관련 단체로 구성돼 시각이 한정적이고 다양성을 담보하기엔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 특위 입장입니다.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법관 추천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특위의 입장입니다. 대법관 추천방식은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여성참여가 좀 더 늘어나는 등 추천위원회 풀을 다각도로 넓히기 위한 방향으로 논의 중입니다. 법관평가제는 법원조직법에 법적근거를 두고 있지만, 법관 근무평정 기준이 대법원 규칙으로 정해져 있어, 평가의 기준과 절차적 과정이 법원내부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큽니다. 특위는 법관평가에 대한 대법원 규칙을 법률로 상향시키는 등의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또한 변호사회의 법관평가자료가 인사고과에 반영되도록 하는 등 대법원장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객관적인 기준을 도입하는 대안을 검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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