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터를 켜라’(2002), ‘기억의 밤’(2017), ‘리바운드’(2023) 등을 연출한 ‘예능인보다 웃긴 영화인’ 장항준(55) 감독은 지난 4월, 2년 임기의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최근 서울 용산구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처음엔 ‘관직’을 맡아야 할지 고민했지만, 지금은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며 “적성에 잘 맞는다”고 웃었다.

‘다 함께 JIMFF’를 슬로건으로 다음 달 4∼9일 열리는 제21회 제천영화제에서는 35개국 영화 134편을 상영한다. 간판 음악프로그램 ‘원 썸머 나잇’에는 다이나믹 듀오·10CM·바밍타이거 등 인기 아티스트들이 출연한다. 캠핑 텐트에서 맥주 한 잔과 함께 공연을 즐기는 행사도 진행된다.
장 위원장은 ‘대중성’과 ‘재미’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문화 행사는 대중이 함께 호흡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배우·감독뿐 아니라 강력한 팬덤을 가진 뮤지션, 클래식부터 대중음악까지 아우르는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새로운 경쟁 부문도 신설됐다. 한국 영화음악을 대상으로 하는 ‘뮤직 인사이트’, 신인 음악가를 발굴하는 ‘뉴탤런트’ 등이다.
그가 꼽은 기대작은 개막작 ‘뮤지션’과 다큐멘터리 ‘존과 요코’다. “‘뮤지션’은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가지고 단기간에 합동 공연을 준비하는 네 연주자를 그린 코미디 영화인데,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감독 장항준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해진·박지훈 주연 사극 ‘왕과 사는 남자’(가제)는 크랭크업을 마치고 후반 작업이 한창이다. 영화는 조선 단종을 모티브로, 폐위된 왕이 유배지에서 마을 사람들과 맺은 우정을 그린다. “단종이 유배지에서 어떤 죽음을 맞이했는지 야사와 정사에 여러 설이 있어요. 역사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죠. 코믹 액션과 비극이 공존하는 영화입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내년 초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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