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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위안부·강제동원 합의 번복 바람직하지 않아” [李대통령, 美·日 순방]

입력 : 2025-08-21 18:33:49 수정 : 2025-08-21 22:43:48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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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정부 합의’ 선그으며 존중 뜻
新한·일 공동선언 발표 기대도

李, 과거사·미래지향 ‘투트랙’에
日측 “양국관계 역사적 전환점”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을 앞둔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관계 최대 쟁점인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을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요미우리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으로서는 매우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난 정부의 합의”라면서도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관한 이른바 ‘제3자 변제 해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취임 당일인 지난 6월4일 기자회견에서 “국가 정책을 개인적 신념 같은 것으로 강요하기는 쉽지 않다”며 정책 일관성을 강조한지 두 달여 만에 제3자 해법 등 유지 의사를 재차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다만 강제동원·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한국 국민 입장이 있다고 언급하며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될 때까지 언제든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일본 측의 성의 있는 대응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는 모습. 뉴스1

이 대통령은 한·일이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을 넓혀가야 한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획기적 경제협력 관계의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23일로 예정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양자 회담 및 만찬에서는 한·일, 한·미·일 대북 공조 등 안보 사안 외에 경제적·인적 교류 활성화 문제도 비중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지난 6월 한 달간 김포, 하네다 공항 등에서 시행된 ‘양국 국민 입국 전용 심사대’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고, 일본 언론들은 워킹홀리데이 비자 취득을 현행 한 번에서 두 번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한·일 정상이 합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 대통령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계승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공동선언의 발표에 의욕을 드러낸 만큼 이번 한·일회담에서 그 단초가 마련될지도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8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번 인터뷰는 지난 19일 오이카와 쇼이치 요미우리신문그룹 대표이사 회장 겸 주필 등이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1시간30분 동안 진행했다. 신문은 ‘불굴 역전의 인생… 빈곤·암살 미수 극복’이라는 제목으로 이 대통령 삶을 따로 조명하는 등 1∼7면과 9면, 27면에 인터뷰와 관련 기사를 배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3월 방일하기 직전 9개 면을 펼치는 파격적인 편집을 했을 때와 비중을 동일하게 둔 셈이다.

 

요미우리는 이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친밀함을 나타낸 대목도 별도 기사로 전했다. 이 대통령은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관한 책을 읽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면서 “그의 인내심을 존중하게 됐다. 정치의 세계에서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점도 많았다”고 했다.

 

일본 측은 ‘대일 강경파’ 이미지가 강한 이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분리하는 ‘투 트랙’ 기조를 선명히 하면서 일본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반색했다. 이시바 총리 보좌관 나가시마 아키히사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이날 한·일의원연맹과의 회의 자리에서 요미우리 지면을 펼쳐 보이며 “양국 관계가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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