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요금 피해·불친절’ 폭로
단체장 “친절·신뢰” 약속 공염불
“뿌리 깊은 상혼… 제도 마련 시급”
연간 40만여명이 찾는 경북 울릉군이 요즘 비계 삼겹살, 요금 두 배 택시 논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7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한 여행 유튜버는 지난달 19일 ‘울릉도는 원래 이런 곳인가요? 처음 갔는데 많이 당황스럽네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삼겹살을 먹으러 갔는데 비계가 절반”이라며 식당에서 제공된 고기를 보여줬다.

또 다른 유튜버는 지난달 30일 울릉군 북면의 한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서면에 위치한 한 식육식당으로 이동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목적지 거리는 17㎞였고 택시 요금은 2만3000원으로 예상됐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택시기사는 5만원이 넘는 요금을 요구했다. 택시에서 내린 유튜버는 “택시기사가 (애플리케이션의 경로와) 반대로 가더라”라며 “반대로 가는 게 절대 더 빠를 수가 없다”고 폭로했다.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사례 등은 울릉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남 여수시 한 식당에서는 1인 손님에게 식사를 재촉해서 홀대하는가 하면 유명 숙박업소에서 사용한 수건에 ‘걸레’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는 내용의 영상물이 줄을 이었다. 오징어 난전의 불친절과 바가지요금(강원 속초시), 숙박요금 5∼10배 청구(강원 춘천시), 음식점 바가지요금과 렌터카 불친절(제주) 등의 영상물도 끊이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 관계부처 대응은 현장 점검 강화 이외 뾰족한 수가 없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고 신뢰받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관광 종사자 교육 강화, 현장 점검 확대, 불법 영업행위에 대한 단속 등 지금까지 해온 대책밖엔 더 내놓을 게 없다. 여수시 대책 역시 일반 음식점 5000여곳에 대한 전수 조사 이외 업주들을 상대로 한 위생 영업·친절 응대 서약서에 그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와 함께 주요 피서지를 중심으로 민관 합동 점검과 현장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대책만 내놨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가격은 시장자율에 맡기는 게 맞다”면서도 “수십년간 지속된 바가지 상혼 등의 문제점에도 자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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