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패러다임 전환 ‘뮤지컬 경축식’ 호평
“선조들의 용기와 뜻을 다시 다지며 ‘모든 국민이 주인인 나라’의 시대정신을 시민과 함께 실천하겠습니다.”
경기 부천시가 15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시청 일대에서 시민참여 행사를 열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역사와 문화를 결합한 여러 시도를 통해 시민이 주체가 돼 참여·공감하는 축제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는 어울마당에서 전통 의전 형식을 과감하게 탈피한 ‘공연형 경축식’을 개최했다. 부천의 항일역사를 창작 뮤지컬로 재현한 게 그것이다. ‘소사역에서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소사역(현 부천역)을 배경으로 1919년 소사리 만세운동, 1927년 하역 노동자 동맹파업, 1945년 광복에 이르는 여정을 한 가족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공식 의례를 극 중 장면 속에 녹였고, 배우들이 주요 내빈을 자연스럽게 무대에 오르게 하는 등 공연과 의식을 하나로 결합시켰다. 조 시장을 비롯한 인사들도 극의 인물로 참여해 태극기 수결, 경축사, 만세삼창 등 연기에 나섰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500여명의 시민이 함께 만세삼창을 외치며 객석과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후에는 ‘부천나라사랑 챌린지 플래시몹’ 무대가 올려졌다. 시는 지난 7월 ‘춤추는 교사’로 알려진 부천초교 이현길 교사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20초 안팎의 안무 영상을 올리는 챌린지를 벌인 바 있다. 이를 이날 현장에서 재연했다. 이번에 카자흐스탄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참석해 자리를 더욱 빛냈다.

도심 곳곳에서는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잔디광장에서 ‘제17회 펄 벅 탄생 기념 그림그리기 대회’,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웃음 짓는 독립운동가 등신대는 시청 1층 로비, 판타스틱 큐브 외벽으로 대한민국 희망 메시지 캘리그라피 작품이 걸렸다.
아울러 시는 아동 눈높이에 맞춘 웹툰 ‘부천 항일독립운동 이야기’도 제작해 배포했다. 부평농민조합 소작료 인하 투쟁 등 지역의 항일역사를 드라마 형식으로 담았다. 조 시장은 “과거의 기억을 시민 모두가 함께 나누고, 미래를 향한 약속을 세대와 공간을 넘어 이어가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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