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부터 지속된 전세가 상승세에 더해 지난 6월 27일 시행된 대출규제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서울 전세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과 거래량이 동시에 줄어드는 가운데 가격 상승세도 멈추지 않고 있어 공급 부족이 전세가와 매매가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서울 전세 매물은 빠르게 줄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2480건이었다. 한 달 전인 7월 9일(2만4518건) 대비 8.3% 감소했다.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진 전세가 상승과 더불어 6·27 대출규제가 전세시장 위축을 가속화시킨 결과로 해석된다.
◆서울 전세가 26주 연속 상승…“강남·노원도 뛰었다”
가격 상승세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6%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용산구와 노원구(각각 0.13%), 송파구·강남구(0.12%), 서대문구(0.08%) 등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현재까지 26주 연속 상승 중이다. 같은 기간 나타난 매매가 상승 흐름과도 맞물린다.
거래량 감소세도 두드러진다. 지난 3월 1만5204건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월 1만2245건으로 감소했다. 7월에는 1만140건으로 줄었다.
8월 들어서는 신고기한을 고려해도 1433건에 불과해 규제 시행 이후 거래량이 뚜렷하게 위축된 모습이다.
◆전문가들 “공급 없이 규제만…시장 왜곡 심화 우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로 인해 매매 전환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전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전세 퇴거자금 대출 한도 축소로 인해 기존 세입자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직접 입주를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이중 압박’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전세가는 이미 반년 이상 오름세를 지속 중이며, 수급 불균형이 구조화되는 조짐을 보인다”며 “대출 규제로 인한 수요 이동과 대출 한도 축소로 인한 매물 감소가 맞물리면서 전형적인 이중 구조의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최근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다시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공급 확대 없이 규제만 강화될 경우 매매와 전세 양쪽 시장 모두 불안정한 흐름이 장기화될 수 있다”며 “단기적인 수요 억제책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 확대와 수요 분산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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