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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내외야 수비, 데뷔전 부담감 속에 3이닝 5실점으로 고개 숙인 ‘V2’ 빈스 벨라스케즈, LG 상대로 롯데 ‘V3’의 선봉장감임을 증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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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14 11:10:54 수정 : 2025-08-14 11:10:53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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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가을야구이자 1999년 이후 26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롯데는 최근 승부수를 던졌다. 올 시즌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고 있는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했다. 드러난 지표 상으로는 수준급인 데이비슨이지만, 세부 지표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시속 150km가 훌쩍 넘는 포심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피안타율은 0.262로 높았다. 여기에 9이닝 당 볼넷 개수도 3.5개로 제구력도 인상적이지 못하다 보니 이닝 당 출루 허용(WHIP) 1.39에 달했다. 22경기에 등판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는 등판 경기의 절반인 11번에 그쳤다.

 

1경기, 1경기가 절체절명의 상황인 가을야구에는 그다지 믿음을 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데이비슨을 내보낸 롯데가 선택한 카드는 빅리그 통산 38승에 빛나는 우완 빈스 벨라스케즈(33)였다. 이름과 성의 앞글자가 모두 V라 V2로 줄여부를 수 있는 벨라스케즈는 1992년생. 마침 롯데는 1992년에 한국시리즈 두 번째 우승, V2를 달성했다. 묘하게 성명학적으로 롯데와 궁합이 잘 맞는 선수인 셈이다.

 

게다가 벨라스케즈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만 보면 충분히 검증된 자원이다. 빅리그 통산 191경기에 등판했다. 144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벨라스케즈는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2024년부터는 빅리그 커리어는 끊겼지만, 올해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8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3.42로 꾸준히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벨라스케즈의 데뷔전은 기대 이하였다. 이제 불과 1경기를 치른 것이지만, 데이비슨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투구였다.

 

벨라스케즈는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6피안타 2볼넷 5실점으로 스타일을 구겼다.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왔지만, 깨끗한 폼에서 들어오는 벨라스케즈의 포심은 한화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처음 맞대결을 펼치는 상황에선 투수가 유리하기 마련이지만, 한화 타자들은 벨라스케즈의 공을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세컨드, 써드 피치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꺾이는 정도도 타자들을 그다지 현혹시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수비진의 도움을 못 받은 측면도 있었다. 1회를 3자 범퇴로 끝낸 벨라스케즈는 2회 선두 타자 노시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채은성에게 중견수 방면 깊은 타구를 허용했다. 잘 맞은 타구이긴 했지만, 충분히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는데 롯데 중견수 황성빈은 이를 잡지 못하며 2루타를 허용했다. 그렇게 선취점을 내준 벨라스케즈는 내야 수비진의 런다운 플레이 미숙으로 또 한번 고개를 숙이면서 2회에만 5점을 내주고 말았다.

 

물론 희망을 버릴 필요까지는 없다. 롯데 구단 내부적으로도 첫 경기라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올 시즌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입성해 리그 최고 선발투수로 활약 중인 알렉 감보아 역시 데뷔전이었던 지난 5월27일 삼성전에서 ‘폴더 인사’를 연상케 하는 루틴 때문에 홈스틸을 비롯한 삼중 도루를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하며 4.2이닝 4실점으로 부진한 바 있다. 다만 감보아는 다음 등판부터 루틴을 없애고 150km 후반대에 이르는 강속구로 KBO리그 타자들을 돌려세우고 있다. 감보아의 올 시즌 성적은 12경기 7승4패 평균자책점 2.21이다.

 

벨라스케즈도 감보아처럼 다음 경기부터 자신의 본 모습을 회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벨라스케즈에게 주어질 기회는 많지 않다. 시즌 막판에야 KBO리그에 입성했기 때문에 앞으로 주어질 정규리그 선발 등판은 6~7번 정도다. 가을야구에서 감보아와 강력한 원투펀치 역할을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라 데뷔전의 기억을 빨리 잊어버리는 게 필요하다.

 

선발 로테이션 상으로는 벨라스케즈의 다음 등판은 19일부터 열리는 LG와의 잠실 주중 3연전의 첫 경기다. 하필 상대가 선두인 LG지만, 대업을 노리는 롯데 입장에선 LG는 가을야구 맨 꼭대기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상대다. 벨라스케즈가 LG 타선을 잠재울 수 있다면 단숨에 데뷔전에서 보여준 아쉬움을 뒤엎을 수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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