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바람의 손자’ 이정후(27)가 올 시즌 10번째 3루타를 때려냈다. 시즌 홈런은 6개에 불과하지만, 2루타와 3루타 생산 능력은 리그 정상급인 이정후다. 3루타 10개는 내셔널리그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공격첨병 코빈 캐롤(14개)에 이은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시즌 10호 3루타 포함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1-11로 패하며 5연패의 늪에 빠졌는데, 유일한 득점이 이정후였다. 이정후 덕분에 영봉패는 면할 수 있었던 셈이다.

2회 1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상대 선발 닉 피베타의 시속 151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지만,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피베타의 포심 패스트볼을 때렸지만, 1루 땅볼로 물러났다.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피베타의 커터가 한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고, 타구는 우중간으로 깊숙히 날아갔다. 타구 속도 시속 104.2마일(약 167.7㎞)로 377피트(115m) 날아간 이 타구는 에인절 스타디움 오브 애너하임을 포함한 MLB 4개 구장에서는 홈런으로 기록됐을 타구였다. 이 3루타로 시즌 10개를 채운 이정후는 캐럴(14개)에이어 내셔널리그 이 부문 2위를 지켰다. 올 시즌 2루타 27개, 3루타 10개를 때려낸 이정후는 홈런 4개를 추가하면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할 수 있다. 이정후는 후속타자 크리스티안 코스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며 이날 팀의 유일한 득점을 안겨줬다.

이정후는 분노의 3루타 한 방으로 빛났지만, 웃을 순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로 등판한 대만 출신의 덩카이웨이가 일찌감치 무너졌기 때문. 지난 9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빅리그 통산 첫 승을 거둔 덩카이웨이는 1.2이닝 동안 피안타 4개, 볼넷 4개를 내주며 7실점(6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선발 피베타의 6.2이닝 1실점 호투에 장단 14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11-1로 대승을 거두며 5연승을 달렸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