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대회 2연패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교토국제고는 13일 효고현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겐다이다카사키고교와의 경기에서 6-3으로 이겨 3회전(16강전)에 진출했다.

창단 25년 만인 지난해 여름 고시엔을 처음 제패한 교토국제고는 1회전을 치르지 않고 2회전에서 겐다이다카사키와 맞붙었다. 군마현 대표 겐다이다카사키는 지난해 선발고교야구대회(봄 고시엔)에서 우승한 강호.
교토국제고의 3학년 좌완 니시무라 잇키(西村一毅)는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160구를 던지며 역투했다. 35타자를 상대하며 4피안타 3실점(3자책) 완투승.
교토국제고 타선은 안타 10개를 효율적으로 몰아치며 6점을 뽑았다. 2-3으로 역전당한 뒤 맞은 3회말 곧바로 4-3으로 재역전하며 니시무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교토국제고가 이날 승리하면서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다시 한번 NHK방송을 통해 일본 전역에 울려 퍼졌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가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는 재학생 약 160명 중 70%가량이 일본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승환 교토국제고 교장은 “작년 우승 이후 새로운 팀이 늦게 만들어졌는데, 경기를 할수록 선수들 실력과 팀워크가 향상돼 오늘은 지난해 봄 고시엔 우승팀을 이길 수 있었다. 감격스럽고 선수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른 시각부터 응원해 주신 동포분들을 포함해 본교를 잊지 않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교토국제고는 고시엔 107회 역사상 6개 학교밖에 밟아보지 못한 대회 2연패 고지를 노리고 있다.
3회전은 16일 오후 1시부터 제3경기로 치러진다. 상대는 가가와현 대표 진세이가쿠엔(尽誠学園)이다. 현 대회 5경기를 실책 1개, 6실점으로 막은 단단한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다. 본선 2회전에서도 상대 타선을 무득점으로 봉쇄하며 3-0으로 이기고 16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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