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등을 수사하는 채해병 특별검사팀(특검 이명현)이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구성원이었던 송호종씨를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른바 ‘VIP 격노설’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특검이 ‘구명 로비 의혹’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송씨에게 18일 오전 9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씨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통로로 지목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구성원 중 한명이다.

구명로비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가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구성원들과 모의해 채해병의 부대장이던 임 전 사단장이 처벌받지 않도록 김씨를 통해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에는 송씨를 비롯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사업가 최모씨, 경찰 최모씨, 김규현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송씨는 임 전 사단장의 초청으로 2023년 한미연합 ‘쌍룡훈련’에 참관했고, 여기서 만난 해병대 출신들과 친목을 다지기 위해 이 대화방을 만들었다고 한다.
특검팀은 또 이 의혹을 정치권에 최초 제보한 전직 해병 이관형씨도 21일 오후 1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다. 특검은 당초 이씨에게 14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소환 일자를 조율했다. 이씨는 구명로비 의혹을 더불어민주당에 최초로 제보했다가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이씨는 특검의 수사에 대해 “저는 구명로비 의혹의 최초 제보자이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2호 공익 신고자”라며 “누구의 편도 아니고 진실을 알리고 싶었을 뿐인데, 특검은 피의자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실상 공익신고자를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지난달 10일 이 전 대표의 자택, 12일 송씨의 자택, 24일 이씨의 자택 등을 차례로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멋쟁해병 단체대화방뿐 아니라 정치권, 개신교 교계, 윤 전 대통령 사법연수원 동기로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고석 변호사 등을 ‘구명 로비’의 창구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가 이뤄졌을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인 2023년 8월1일 고 변호사와 임 전 사단장이 만난 의심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은 고 변호사의 해당 날짜 통화 내역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기지국을 통한 수발신 내역과 당일 같은 시간대에 임 전 사단장과 그의 사촌인 박철완 검사도 인근 지역에 있는 기지국을 통한 수발신 내역이 찍힌 사실도 확인했다. 이날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세 번째 소환조사를 받은 임 전 사단장은 ‘고 변호사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2023년 8월1일 사촌동생인 박 검사를 만난 것은 변호사를 소개받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특검의 수사선상에는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백명규 해병대 군종목사(소령),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이 올라 있다.
특검은 멋쟁해병 대화방 구성원들을 시작으로 의혹에 연루된 관계자들을 줄줄이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1일 정례브리핑에서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했던 국가안보실 소속 관계자 5명에 대한 조사를 모두 진행했다”면서 “앞으로 특검은 회의 전후 상황, 즉 윤 전 대통령이 격노를 일으키게 한 구명 로비 의혹과 수사 결과에 대한 재검토 관련 외압 의혹 등을 더 면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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