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탈당 의사 밝힌 이춘석 “차명 거래 사실 없어”
AI 정책 다루는 국정위 직책에서도 해촉 전망
‘주식 차명거래’ 의혹으로 경찰에 입건된 이춘석 의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을 탈당함에 따라 이재명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해촉될 전망이다.
권향엽 민주당 대변인은 5일 오후 공지를 통해 “오늘 오후 8시쯤 이춘석 의원이 정청래 당대표에게 전화로 ‘당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 자진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알렸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은 이 의원이 전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주식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모습이 한 언론에 포착됐는데, 계좌 주인이 그의 보좌진으로 알려져 차명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 의원의 의혹에 대해 윤리감찰단에 긴급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권 대변인은 이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어떠한 불법 거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처럼, 정 대표도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할 계획이었다”며 “이후 정 대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송구스럽고,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본인이 자진 탈당을 하면 더 이상 당내 조사나 징계 등을 할 수 없는 만큼 의혹에 대한 진상은 경찰의 철저한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도 말했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하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글을 올려 “오늘 하루 저로 인한 기사들로 분노하고 불편하게 해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 변명의 여지 없이 제 잘못”이라며 “신임 당 지도부와 당에 더 이상 부담을 드릴 수는 없다고 판단해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 사임서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판과 질타는 오롯이 제가 받겠다”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날 주식 차명 거래 의혹이 제기된 뒤 “타인 명의로 주식 계좌를 개설해서 차명 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으며 향후 당 진상조사 등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해명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경제2분과장 직책에서 이 의원을 해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에는 인공지능(AI) 정책을 다루는 태스크포스(TF)가 속해 있다. 이 의원이 주식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된 해당 주식 계좌에는 1억원이 넘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 등 주식이 들어 있었다. 국민의힘은 국정기획위에서 AI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경제2분과장인 이 의원의 미공개정보이용 혐의에 대한 수사도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이 의원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사용한 주식 계좌의 명의자로 알려진 보좌관 차모씨는 방조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이는 ‘비자금 조성 목적이 의심되는 이 의원의 차명 거래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한 데 따른 조치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