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 일원 기대감… 해외 정식 공연 목표”

조선시대 시조 경연을 다룬 뮤지컬이 영국 런던 뮤지컬 1번지 웨스트엔드 무대에 오른다. ‘K컬처’의 힘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게다가 여주인공은 10년 전 웨스트엔드에서도 혜성처럼 등장해서 촉망받았던 신인 배우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김수하(사진)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데뷔한 지 딱 10년 만에 런던으로 다시 돌아가게 됐어요. 태극기를 두르고 공연하는 마음으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일 취재진을 만난 김수하는 오랜만에 다시 서는 웨스트엔드 무대이지만 최근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 뮤지컬의 일원으로 나서는 만큼 떨림보다는 기대감이 앞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5년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여주인공 배역 ‘커버(대체 배우)’로 출발해서 실력을 인정받아 메인 캐스팅까지 차지했던 김수하는 2019년 국내로 돌아왔다. 이후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초연 무대에서 여주인공 진을 맡아 각종 상을 휩쓸었다. ‘시조’로 소통하는 조선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청춘들이 부르는 중독성 강한 노래와 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초연이 끝난 지 6개월 만에 앙코르 공연이 시작됐을 정도다. 총 다섯 차례 무대가 열린 끝에 작품성을 인정받아 9월8일 웨스트엔드 질리언 린 시어터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공연하게 됐다.
김수하는 “외국인들이 갓에 대해 알고 있다더라. 최근에 애니메이션(케이팝 데몬 헌터스)으로 주목받는 시기에 우리가 갓을 쓰고 (영국에) 간다. 전통 의상 한복을 입는데, 이런 모습을 영국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세트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콘서트 형식이지만 김수하는 정식 공연과 같은 수준 높은 무대를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영국 관객들이 콘서트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오겠지만, 정식 공연과 똑같은 안무와 노래, 연출이 갖춰진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런던 공연은 단 1회로 끝나지만 제작사는 내년에는 이 작품의 170분 분량 정식 공연을 해외에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수하는 해외 정식 공연에 대해서도 “욕심이 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이 중요한 것 같다”고 눈빛을 빛냈다.
초등학교 때 엄마와 함께 간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을 보고서 배우의 꿈을 키운 김수하는 이제 한국 뮤지컬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2020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자신인상으로 화려한 복귀를 알린 그는 이듬해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슈퍼스타로 등극했다. 올해 1월 뮤지컬 ‘하데스타운’로 4년 만에 다시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김수하는 여전히 자신의 성공이 꿈만 같다고 한다.
그는 “저는 그냥 운이 좋다. 그래서 ‘진짜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 걸까’ 항상 이런 생각이 앞서는 것 같다”며 “그냥 좋은 작품을 만나고 또 그 안에서 좋은 배우들, 좋은 스태프, 좋은 제작사를 만나서 항상 감사하게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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