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반지를 찾아라.”
강원 화천군을 대표하는 여름 축제인 ‘제21회 화천 토마토축제’ 둘째 날인 이달 2일. 황금반지를 찾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외침과 함께 사람들이 붉은 토마토가 가득 쌓여있는 풀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어린아이부터 어른, 외국인까지 토마토 안에 숨겨진 황금반지를 찾기 위해 토마토를 밟아 터뜨리고, 손으로 연신 쥐어짰다.

으깨진 토마토가 하나 둘 늘어날 무렵, 풀장 한 가운데서 누군가 “찾았다”고 소리를 질렀다. 주인공은 부산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최송이씨. 최씨는 “바닥에 유독 반짝이는 것이 있었다”며 “내년에 결혼하는데 유용하게 쓰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연이어 20대 남성과 필리핀에서 온 외국인이 반돈 황금반지를 찾아냈다.
행사기간 황금반지 이벤트에는 55만원 상당 1돈 금반지 9개와 반돈 금반지 22개 등 금 20돈이 사용됐다. 풀장에서는 분실 위험 등을 막기 위해 모형반지를 썼다. 군은 행사 시작 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토마토 속에 모형반지를 넣고 풀장에 흩뿌렸다. 모형반지를 찾아 사회자에게 오면 실제 금반지로 교환해줬다.
황금반지가 모두 모습을 드러냈지만 사람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시원한 물안개를 맞으며 토마토 풀장에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사회자는 뜨거운 호응을 보낸 이들에게 2㎏ 토마토를 선물하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행사에 사용된 토마토는 22t이다. 군은 상품성 없는 토마토를 매입해 농가를 도왔다.


이번 축제는 화천군, 지역주민, 승리부대, 오뚜기, 공영쇼핑, NH농협군지부, 화천농협이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오뚜기는 토마토 축제가 시작된 2004년부터 올해까지 빠짐없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뚜기 후원으로 이날 열린 ‘1000인의 식탁’이 대표적이다.
최문순 화천군수와 류희상 군의회 의장,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강현우 15보병사단장 등은 오뚜기 제품이 사용된 파스타 1000인분을 즉석에서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나눴다. 김준동 군 홍보팀장은 “토마토 축제는 지역농가에는 경제적 도움을, 관광객에게는 즐거움을, 기업에는 홍보 효과를 주는 상생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축제장 한편에는 대형 물놀이 시설이 설치돼 어린이들이 여름을 만끽했다. 슬라이딩 수영장과 물총 놀이터는 아이들로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풍선아트와 토마토로 얼굴을 꾸미는 칠하기, 화천을 대표하는 스포츠 파크골프 체험도 인기를 끌었다. 승리부대가 운용하는 탱크 등 군 장비를 직접 타볼 수 있는 군 전시회도 호응을 받았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40도가 넘는 찜통더위 속에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고 예쁜 토마토를 길러낸 사내면 작목반 농가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축제를 즐기러 오신 군민과 방문객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축제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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