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세제 개편안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세제개편안 발표 뒤 첫날인 1일 국내 증시가 4%가량 폭락하자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부 발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공개적으로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진 의장은 2일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것과 관련 “많은 투자자나 전문가들이 주식양도세 과세요건을 되돌리면 우리 주식시장이 무너질 것처럼 말씀한다”며 “선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종목당 1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다시 25억원으로 낮추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다시 10억원으로 낮추었으나 당시 주가의 변동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진 의장은 또 “윤석열 정권이 주식시장을 활성화한다며 이 요건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크게 되돌렸지만 거꾸로 주가는 떨어져 왔다”며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요건 10억원 환원 등은 모두 윤석열 정권이 훼손한 세입 기반을 원상회복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윤석열정부 기간 동안 약화한 세입 기반 확충을 위해서도 이번 세제개편안이 필요하다고 진 의장은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국정 전반에 걸친 과제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 수백조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며 “당과 정부는 세제 개편안 준비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의해 왔으며, 국회 심의과정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당 대표 직무대행인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지 하루 뒤인 전날 “당내 코스피5000특위와 조세정상화특위를 중심으로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주식 시장이 전날 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이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진성준 의장은 이날 전당대회가 열리는 고양시 킨텍스에서 기자들에게 “(개편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니 주식 시장 상황 같은 걸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저는 그것(김 직무대행의 발언)으로 (개편안이) 흔들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을 포함한 ‘2025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발표 직후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미장(미국주식)과 국장(국내주식) 세금이 같다면 어느 바보가 국장을 하느냐”며 “10억으로 사다리를 걷어차지 말라. 제발 대주주 양도세 기준 하향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동의 수는 7만2000명을 넘어섰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게시 후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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